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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웬만한 스마트 서비스는 불법이다?
[기자수첩] 웬만한 스마트 서비스는 불법이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02.25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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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뽑아봤지만 실상이 그렇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각종 스마트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하나둘씩 모여 도시가 스마트하게 돌아가면 그것이 곧 스마트시티겠다.

정부도 의욕적이다. 매년 수십개 지자체를 선정해 두팔걷고 지원금을 뿌린다. 지원해주겠다는데 마다할 지자체가 어디 있겠는가. 너도나도 스마트, 스마트다.

하지만 사업에 직접 참여한 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당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서비스들이 하나같이 ‘시한부’라는 얘기다.

지난해 실시된 감사원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58개 지구 중 13개 사업지구가 스마트시티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계획수립 의무 미숙지, 관련 업무처리 규정부재 등의 사유로 스마트시티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아무 생각없이 ‘스마트’에 국민의 세금을 썼다는 얘기다.

그 파급효과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일단 한번 구축 자체가 목적이 된 스마트 설비들은 얼마간 운영이 된다 싶다가 서서히 힘을 잃어간다.

폐기물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유는 갖다붙이기 나름이다. 실생활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주민들이 오히려 불편해한다 등등. 폐기에도 세금이 들어가는 건 당연지사다.

공들여 시스템을 개발하고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은 잘 키워놓은 자식 하나 사지로 내모는 기분이란다. 멀쩡한 시스템이기에 관리만 잘해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고 민원을 넣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했던 바다. 예산이 안 나온다고.

이유인즉슨, 해당 설비를 관할할 법적 근거가 없단다. 뭐라도 법에 명시가 돼 있어야 예산이 책정되는데 전에 없던 ‘스마트’ 설비이니 당연히 법은 그게 뭐에 쓰는 물건인지 모른다.

결국, ‘법대로’라면 거의 모든 스마트 설비는 불법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참으로 어처구니없지만 정말 그렇다는 게 업계의 푸념이다. 운좋게 법이 개정돼 관련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는 한 업체는 무려 3년을 기다렸단다. 그 정도면 빠른 거란다.

더 난감한 것은, 스마트 서비스를 추진한 담당부서와 유지보수를 관할하는 부서가 다르다는 얘기다. 일을 벌여놓은 사람 따로, 뒤처리하는 사람 따로인 경우 치고 제대로 돌아가는 일 보았는가. 책임 떠넘기기가 비일비재할 것이라 쉽게 예상되는 바다.

피해는 시민들 몫이다. 생활이 한껏 편리해졌다고 느끼기도 전에 서비스가 사장된다. 세금이 그렇게 증발한다.

어떠한 서비스든 그것이 없어졌을 때 불편하다고 느끼려면 그 서비스가 몸에 익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새도 없이 사라지니, 있으나마나 한 서비스라는 반응이 나오는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드는 바다.

문제의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보면 변화무쌍한 세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법∙제도가 항상 그 종착역이다. 변화가 절실하다. 며칠 뒤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데, 그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봐야 할까. 근데 그렇게 걸어보는 희망도 이미 다섯번은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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