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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술의 퇴보인가 공공 입찰 행정의 퇴보인가
[기자수첩] 기술의 퇴보인가 공공 입찰 행정의 퇴보인가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2.03.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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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정보통신신문 기자
박광하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경기도 광교 신청사에 설치된 영상 촬영 카메라의 성능·품질이 불량하다는 지적이 방송장비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경기도신청사 건립공사 관급자재 영상회의시스템 구매' 사업을 통해 해당 방송 촬영 카메라 다수를 도입했는데, 이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품질이 너무나도 좋지 못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GH의 사업과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경기도에서는 해당 장비의 안정화 작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안정화 작업을 1년을 하든 10년을 하든, 해당 카메라 장비로는 영상 품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업계 기술자들은 시스템 최적화나 장비의 펌웨어 업데이트로는 해결할 수 없는, 광학 부품 자체의 성능·품질 한계가 분명하다고 짚고 있다.

화면에 정보를 얼마만큼 표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비트레이트(bitrate)'를 예로 들자.

특정한 시간 단위마다 처리하는 비트의 수를 의미하는 '비트레이트'에 따라 영상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영상의 비트레이트를 높게 설정하면 화질을 보존할 수 있지만 파일의 크기가 증가한다. 반대로, 비트레이트를 낮게 잡으면 파일의 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화질의 열화가 발생한다.

그래서 가변 비트레이트(VBR, variable bitrate)라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표시 정보가 많은 구간에서는 비트레이트를 높게 잡고, 반대의 경우에는 비트레이트를 낮춰 품질과 용량 모두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영상 코덱을 이용한 데이터 압축도 영상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다. 보통 영상 압축은 손실 압축 방식을 이용하므로, 압축률을 높일수록 용량을 절감하는 대신 영상의 품질이 나빠진다.

방송장비 기술자들은, 경기도 광교 신청사에 설치된 방송 촬영 카메라의 품질 논란은 비트레이트나 영상 압축 문제와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카메라에서 렌즈 등 광학 부품의 작동 정확성, 정밀도, 가공 품질 등이 불량해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뿌옇게 보인다는 것이다.

정밀도나 가공 품질이 불량한 렌즈는 플레어나 고스트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정밀도나 가공 품질이 불량한 렌즈는 플레어나 고스트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영상 품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학 부품, 심지어는 장비를 교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만약, GH가 방송 촬영 카메라 구매 계약을 하기 전에 입찰에 참가한 장비들을 대상으로 성능평가를 하는 입찰 방식을 도입했더라면 어땠을까.

이런 문제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논란도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더욱 이상한 점은, 경기도의회가 수년 전에 구축했던 구형 장비들로 촬영한 영상 품질이 경기도 광교 신청사에 설치된 문제의 카메라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기술이 퇴보한 것인지 아니면 공공 입찰 행정이 퇴보한 것인지 등을 의심하게 된다.

'경기도민이 낸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 사업을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공무원들의 정신·의식이 퇴보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GH와 경기도가 이번 논란에 대해 정확한 문제 파악과 신속한 개선 활동에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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