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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문가, “콘텐츠 산업 전담 부서 설치해야”
미디어 전문가, “콘텐츠 산업 전담 부서 설치해야”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2.03.23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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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학회 세미나서
콘텐츠 진흥 방안 논의
“난립한 거버넌스 통합,
산업 발전에 초점” 제언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해 난립한 미디어 거버넌스를 통합하고, 콘텐츠 전담부서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방송학회가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 세미나를 23일 오후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논의하기 위해 기획됐다.

토론에 앞서 주제 발표를 맡은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대선 전 언론을 통해 소개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들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각 안에 대해 학계와 미디어 산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노창희 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약 62%의 전문가들이 미디어 거버넌스를 산업 진흥 중심의 독임제 부처로 개편하되, 지상파와 보도·종합편성채널을 관장하는 별도의 합의제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또 26%는 완전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총 87%의 전문가가 미디어 거버넌스 통합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임제 거버넌스와 일부 합의제 기구를 두는 개편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의 미디어 관련 기능을 통합하되 방통위의 지상파·보도·종편 관장 기능을 합의제 기구로 분리하는 방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송 관련 기능도 독임제 거버넌스에 통합한다.

분산된 미디어 거버넌스를 통합하되 일부를 합의제로 운영하는 방안. [출처=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분산된 미디어 거버넌스를 통합하되 일부를 합의제로 운영하는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안. [출처=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방송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해 콘텐츠 산업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들은 과기부와 방통위, 문체부를 포함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실 단위의 콘텐츠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부분적인 수준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해도 콘텐츠 산업 전담 부서는 필요하다고도 했다.

노창희 연구위원은 “디지털 대전환 환경, 플랫폼 주도 환경, OTT 주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현 미디어 거버넌스를 개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처 간 업무 중복, 미흡한 협력 문제를 개선해야 콘텐츠를 포함한 미디어 산업 진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관련 조직 간 협력과 업무 조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전문가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한 이유로 ‘콘텐츠 산업 진흥’을 언급했다”며 “방송콘텐츠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와 국내 미디어 산업 진흥을 위해선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조직 개편’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 세미나가 23일 오후 한국방송회관에서 개최됐다. 왼쪽부터 홍대식 서강대 교수,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발제), 한진만 강원대 교수(좌장),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팀장.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방송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 방안 세미나가 23일 오후 한국방송회관에서 개최됐다. 왼쪽부터 홍대식 서강대 교수,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발제), 한진만 강원대 교수(좌장),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팀장.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을 준비하는 차기 정부에 전문가들의 다양한 제언이 잇따랐다. 토론회는 한진만 강원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임정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홍대식 서강대학교 교수, 홍원식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통합된 독임제 미디어 거버넌스와 공공 미디어에 관한 합의제 기구를 양립하는 방안은 과거 미래창조과학부 및 방통위 시절과 유사한 체계”라며 “콘텐츠 산업에 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미래부 시절의 아쉬움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산업 활성화와 함께 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당장의 성장에만 몰두하다가 건전성을 잃게 되면 장기적인 산업 진흥이 한계를 맞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OT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OTT가 아닌 콘텐츠 전체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장기적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다”며 OTT에 편중된 논의에서 벗어나 전체 미디어 산업의 균형 잡힌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준영 변호사는 “미디어 산업에 관한 법률상 규정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미디어 거버넌스를 정립하기 위해 미디어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넷플릭스 같은 다국적 OTT의 등장은 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콘텐츠와 ICT를 함께 진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미디어 산업 법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식 서강대 교수도 “ICT를 전담하는 통합 부처도 필요하다”면서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분리해야 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미디어 거버넌스를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세원 팀장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이끌어가는 콘텐츠 산업에 관한 지원 방안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 팀장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아우르는 거대 조직 속에서 PP 콘텐츠 산업은 소외되고 있다”며 “OTT 등 온라인 플랫폼 뿐만 아니라 방송채널 콘텐츠 진흥을 위한 미디어 거버넌스가 구성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콘텐츠 산업은 PP가 이끌고 있다”며 “PP 콘텐츠 진흥을 위한 부서만이라도 둬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번 세미나를 개최한 한국방송학회의 도준호 학회장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추는 것은 미디어 산업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소”라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제도 개선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이 생산성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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