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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당신의 연봉은 얼마입니까
[창가에서] 당신의 연봉은 얼마입니까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03.26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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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논설위원.

주요 대기업 직원의 평균연봉에 대한 조사결과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비금융업 상장사 중 매출액 100대 기업 85곳의 직원 연봉을 분석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회사들이다. 한경연 분석결과,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직원 평균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은 총 21곳이었다.

여기에는 정보통신분야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SK텔레콤 직원의 지난해 평균연봉이 1억6200만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1억4400만원) △삼성SDS(1억1900만원) △네이버(1억2900만원) 등에 근무하는 직원의 평균연봉은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경연 자료를 본 후 통신 3사 직원이 얼마나 받고 일하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그들의 급여는 나와 같은 통신서비스 가입자들이 다달이 내는 통신요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니 SK텔레콤 직원의 연봉이 단연 높았다.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이 회사 남자 직원 4257명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7300만원에 달했다. 여직원 1082명의 평균급여는 1억2000만원이었다.

KT의 경우 지난해 9월 30일을 기준으로 직원 2만2036만명의 평균 급여가 7200만원으로 나타났다. 남자 직원 1만8000명이 평균 7400만원을 받았고, 여직원 4036명은 6600만원을 수령했다. LG유플러스의 급여수준도 무척 높았다. 작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전체 직원 1만187명의 평균 급여는 9000만원에 달했다. 남자직원 8285명의 연간 평균급여는 9700만원, 여직원 1902명의 평균급여는 7800만원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 직원의 두둑한 월급이 무척 부럽지만 고액연봉 자체를 비난하려는 건 아니다. 직원의 급여수준이 기업규모나 경영실적 등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직원 급여가 개인의 능력과 업무성과, 노동강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되는 것을 감안할 때 유능한 직원이 열심히 일한 대가로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적절치 않다.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대다수 중소기업 직원들이 대기업의 평균 급여를 보며 느끼는 엄청난 박탈감과 괴리감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국세청이 발간한 ‘2021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귀속 근로소득세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3828만 원이다. ‘월급쟁이’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국내 기업 직원의 평균연봉이 40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대·중소기업 직원의 현저한 소득격차를 바라보며 한국경제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 생각한다. 소득 격차는 부의 쏠림을 낳고 건실한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기업 간, 계층 간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교과서적인 해법이겠으나 ‘낙수효과’와 ‘분수효과’가 어우러져 시너지를 창출해야 경제가 건강해진다. 낙수효과는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와 투자 확대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분수효과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려 총수요를 진작하고 경기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 둘은 별개가 아니라 마차의 두 바퀴처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심각한 양극화를 해소하는 건 시대적 당위다. 대·중소기업 간 긴밀한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으로 급여의 격차를 점차 줄여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유도해 중소기업의 일감과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적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모든 경제주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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