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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스마트팜과 밥 한끼의 힘
[창가에서] 스마트팜과 밥 한끼의 힘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04.09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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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논설위원.
이민규 논설위원.

누구에게나 밥 한끼는 참으로 소중하다. 밥 한끼에는 일상의 희로애락이 배어있고, 삼시 세끼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나와 이웃의 삶이다. 밥 한끼의 원동력은 농업에서 나온다. 논과 밭, 과수원 등에서 재배하는 농산물로 밥과 반찬을 만들고, 가족과 마주한 식탁에서 생활전선에 나설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한다. 이에 농업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종래의 농업은 땅에서 이뤄졌다. 토지를 이용해 인간생활에 필요한 식물을 가꾸거나 동물을 기르는 게 우리에게 친숙한 농부의 모습이다. 봄의 들녘에서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며 물길을 내는 농부의 손길이 분주할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전은 농업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농업의 역할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종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농산물 가공과 유통 등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농산물 재배방식에도 일대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첨단 ICT를 접목한 스마트팜이 속속 보급되면서 농사짓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단순한 노동력 투입보다 기술 혁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스마트팜은 ICT기반의 지능형 농장을 말한다. 비닐하우스·유리온실·축사 등에 ICT를 접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동력과 에너지·양분 등을 종전보다 덜 투입하고도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스마트팜의 확산으로 농지에 대한 고정관념도 점차 무너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9년 6월부터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과 7호선 상도역을 시작으로 천왕역·충정로역·을지로3가역 등의 역사에 도시형 스마트팜인 ‘메트로팜’을 운영 중이다. 여기서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재배해 판매한다.

메트로팜에서는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서 채소를 기르지 않는다. 첨단 ICT를 통해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빛과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양분 등의 환경요소를 인공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없는 상태에서 고품질 작물을 길러낼 수 있다.

스마트팜을 전초기지 삼아 농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농업은 변화와 발전이 더딘 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농업 시장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5.5%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2억4000만 달러였던 시장규모가 2025년엔 4억9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세에 발맞춰 스마트팜 기술의 고도화와 표준화 작업도 활발하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1월 스마트 온실에서 활용되는 장치들의 상호호환성 확보와 장비들의 손쉬운 교체 등을 지원하는 스마트온실 관련 국가표준 3종을 제정했다. 이들 표준은 스마트 온실에서 사용되는 서로 다른 장치 사이의 상호호환성 등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시설의 유지보수를 쉽게 하고 운영비용을 줄여 스마트 온실 보급과 농가의 생산성 증대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과 ICT의 교집합인 스마트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할 기초자산은 데이터다. 농가가 보유한 농업관련 자료를 빅데이터로 체계화하고 이를 ICT인프라에 효과적으로 접목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농업혁신전문가로 알려진 민승규 한경대학교 석좌교수는 “다가올 미래에는 농업의 경계가 없어지고 새로운 농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농업도 빅데이너와 인공지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오늘도 밥 한끼의 힘으로 일상의 백병전을 치른다. 꿋꿋이 살아갈 힘을 주는 작은 밥상이 정말 고맙다. 내일은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싱싱한 농산물로 풍성한 식탁을 차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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