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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낙찰정보 공개, 재할당 시 경매가 높인다”
“1단계 낙찰정보 공개, 재할당 시 경매가 높인다”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2.04.13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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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파수 할당·재할당 등
경매 매몰비용 효과 분석
1단계 경매에 쏟아부은 비용 규모가 2단계 경매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단계 경매에 쏟아부은 비용 규모가 2단계 경매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최근 통신3사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으로 인해 추가 할당이 보류된 가운데, 주파수 할당 및 재할당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경매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매몰비용 효과를 고려한 경매방식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입찰의 낙찰가 및 낙찰자·낙찰가 공개 여부, 예산 등이 주파수 재할당과 같은 두 번째 입찰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경매는 주파수 할당, 전력수급, 국고채 매입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러한 경매를 시행함에 있어 매몰비용이 발생할 경우 경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수행했다.

매몰비용(sunk-cost)이란 회수가 어려운 과거에 투자된 비용 등을 일컫는 말로서, 매몰비용 효과는 과거 특정한 사업에 투입된 투자비용 또는 물건에 대한 구매비용이 크면 클수록 동일한 사업이나 상품에 대한 후속투자가 더 커지는 경우를 묘사하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과거 영불(英佛) 합작으로 개발된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Concorde)의 개발 도중, 예상 개발비용이 예상 수익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개발을 강행한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기존 유사/동일 대역에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가 참가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도 매몰비용 효과는 발생한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매몰비용이 경매라는 경쟁적인 상황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지에 대해서 매몰비용 효과와 관련성이 큰 변인들(책임성, 관찰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 어떠한 효과를 빚을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담았다. 이를 위해 매몰비용을 발생할 수 있도록 2단계로 이루어진 경매를 설계했으며, 일반인 120여명을 대상으로 주파수 경매환경을 모사한 가상 경매에 참여하는 방식의 실험을 시행해 해당 요인들의 영향과 매몰비용 효과의 영향에 따른 입찰자의 행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먼저 매몰비용 효과는 입찰행동에 유의한 영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첫 번째 입찰에서 높은 수준의 비용을 투자한 입찰자가 두 번째 입찰에서도 자신이 첫 번째 입찰에서 승리해 보유하던 물건에 대해 더 높은 가격에 입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책임성의 부여는 매몰비용 효과의 발생에 있어 양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관찰됐으나, 그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책임성이란 앞선 경매에서 자신이 물건을 낙찰받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자신의 결정에 따른 것인지, 또는 임의로 결정된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만약 첫 번째 경매에서 자신이 직접 결정한 낙찰비용을 대가로 낼 경우에는 그 비용이 두 번째 경매에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매몰비용으로 인식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매몰비용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책임을 지고자 하는 의사가 줄어든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책임성을 부여하는 경우 매몰비용 효과가 책임성이 부여되지 않은 경우보다는 일반적으로 높게 형성됐으나, 그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크게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관찰가능성의 부여 여부에 따라 입찰자들의 입찰행동은 유의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찰가능성이란 경매 과정에서 다른 입찰자가 어떤 물건에 얼마를 입찰해 승리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러한 관찰가능성이 부여될 경우 입찰자 간의 경쟁이 강화돼 낙찰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을 관측할 수 있었다.

또한 관찰가능성 부여 여부에 따라서도 매몰비용 효과의 차이도 유의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책임성과 비교해 관찰가능성이 매몰비용 효과를 더욱 증폭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 외에도 보유예산의 차이 역시 입찰자의 매몰비용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는 변인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매몰비용의 투입이 클수록 동일한 자산에 대한 입찰자의 추가 투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관련해 입찰자의 보유예산, 입찰자 간의 관찰가능성이 이러한 매몰비용 효과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김희천 연구위원은 “본 연구를 통해 매몰비용이 투입된 환경에서 입찰자들의 의사결정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과 그 효과를 실험을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며 “경매 환경의 특수성에 맞추어 입찰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과 그 효과 규모를 실증적으로 관찰해봄으로서 향후 유사사례에서 최적 경매 설계를 통해 거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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