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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로남불 스마트홈
[기자수첩] 내로남불 스마트홈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04.15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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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ICT 분야 중 기대치에 비해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산업이 있다면 단연 스마트홈을 꼽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집이 알아서 척척 해주는, 공상과학영화에서 자주 봐왔던 그런 모습이 그 영화 속 시간에 도달한 지금까지도 실현되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갖가지 이유가 있지만 첫째로 꼽는 원인은 역시 호환성이 없다는 것이다. 여러 기기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주인님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뭘 하는지, 뭘 원하는지 의중을 캐치해내야 하는데, 그들은 애초에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하나의 제조사에서 출시한 제품끼리는 당연히 연결이 잘 될 터이지만, 그 어느 가정도 가전제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구비하고 있지 않다. 근본적으로 어느 가전사도 모든 제품을 다 잘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결국 소비자는 브랜드를 막론하고 가장 좋은 제품을 골라 쓰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의 스마트홈은 거의 한 브랜드 제품만 쓰라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호환되는 제품들을 열거해 놓긴 하는데, 이리저리 알아보다가도 내가 이렇게까지 수고를 들여가며 스마트홈을 써야하나 ‘현타’가 오기 일쑤다.

산업계도 이러한 고질병을 모르는 것은 아니라 그간 많은 스마트홈 표준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표준이란 것도 해당 표준 내에 속하는 제조업체, 인증기기만이 서로 연동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표준을 주도해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낳은 결과다. 표준이란 게 어떤 기기든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일 텐데, 그 표준마저 여러 개가 생겨버리니 다시 편가르기가 되는 것이다. 가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에 버금간다. 그 기저에 소비자는 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글로벌 업계가 ‘진짜 표준’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 아마존, 구글, 애플, 삼성까지 나선다고 하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매터(Matter)’가 그것이다.

이것저것 새로운 규격을 또 집어넣을 거 없이 가장 보편화된 IP 기반 통신을 채택했다. 내가 산 디바이스가 세계 유일의 IP 주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신분이 확인되는데 플랫폼을 가릴 필요가 있을까. 요즘 메일주소 하나만 있으면 어떤 서비스든 로그인이 가능한 환경과 유사하다. 호환성이 극대화될 만하다.

매터는 올 상반기내 1.0 버전이 발표될 예정이다. 거의 스마트홈 표준의 마지막 보루 같은 느낌이다.

매터 마저 실패한다면? 스마트홈은 진짜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만나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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