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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칼럼]산업정책의 새방향
[채수찬칼럼]산업정책의 새방향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4.25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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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산업정책은 정부가 특정산업을 육성하거나 지원하는 정책이다. 동아시아의 세 나라, 곧 일본, 한국, 중국 이 차례로 고속성장을 성취한 데는 산업정책의 효과가 컸다. 미국, 유럽 등 산업화에 앞서간 나라들은 국 가주도의 산업정책을 경제발전의 주요수단으로 삼지는 않는다.

한국의 산업정책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로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농업이 주였던 경제의 공업화를 추진하 였고, 초기에는 은행대출을 산업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철강, 조선 등이 지원받았고, 뒤에는 자동차 산업 등도 지원받았다. 뒤로 갈수록 연구개발 등에 대한 지원이 더 중요해졌는데, 반도체, 휴대폰 등 전자 산업이 좋은 예다. 전자산업의 육성에는 고급인력 양성, 정보통신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보다 자생력으로 일어나 경쟁력을 가지게 된 산업들도 있다. 영화, 드라마, K-팝 등 문화콘텐츠 산업이 좋은 예다.

앞으로 산업정책의 대상이 될 산업은 아무래도 현재 낙후돼 있으며 장기투자가 필요한 산업들이다. 소프트웨어, 바이오 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 항공우주산업, 방위산업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필자는 산업정책의 범위를 좀더 넓게 잡아 특정산업에 대한 규제정책까지 포함시키고자 한다. 새정부에 이명박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많으니, 그 당시 입안됐던 산업정책들을 들여다보자. 2009년 한국정부는 17개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내용 자체는 나열적인 것이었지만, 당시 정책결정 자들의 언행을 보면, 관심이 소프트웨어, 콘텐츠,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등에 있었던 것 같다. 소프트웨 어 산업을 중시하긴 한 것 같은데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역량의 부족이 그 때나 지금이나 큰 장애요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출신답게 건설사업에 예산을 많이 투입했는데, 4대강사업 등 토목 인프라 중심이었다. 해외자원확보를 위한 노력도 있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환경친화적인 녹색산업을 육성 하는 녹색성장이 강조됐다. 녹색산업은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산업으로서 이를 성장의 중심축인 것처럼 내세운 것은 실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녹색산업 중에서 특히 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했지만, 이 역시 같은 이유로 성과를 보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등 부정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새정부가 산업정책에 무엇을 담을지 아직 모르지만, 몇 가지 큰 시대적 흐름이 반영돼야 함은 분명하 다. 첫째는 연결사회로 가는 흐름이다. 갈수록 진화해가는 데이터(D), 네트워크(N), 인공지능(A) 기술을 활 용한 경제와 사회의 질적인 변화가 예상되며, 디지털 대전환이라 일컬어진다.

둘째는 건강사회를 지향하는 흐름이다. 피할 수 없는 인구고령화와 빈발하는 감염병에 대비할 필요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과 연금을 수입과 지출이 맞도록 제도개선을 해나가야 한다.

셋째는 지식산업화로 가는 흐름이다. 지식산업은 초기투자에 필요한 고정비용이 큰 특징이 있다. 소프 트웨어 산업, 신약산업 등 과학기반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산업들은 우 수한 과학자와 엔지니어뿐만아니라 예술적 재능 있는 인재들이 이끌고 간다. 이러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교육시스템과 내용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오늘의 한국경제를 끌고가는 주력산업들은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등이다. 내일의 한국경제를 끌고 갈 주력산업들은 어느 것들이 될 것인가. 이러한 논의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부가 시대의 큰 흐름을 읽고, 주력산업들이 커나갈 수 있는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한국경제에서 이제 정부 가 특정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정하고, 이를 실행할 기업군을 선택해 지원하던 시기는 지났다. 앞으로의 산업정책은 혁신적 산업들이 커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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