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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건강관리·약 처방 간편하게…비대면 진료도 ‘성큼’
AI로 건강관리·약 처방 간편하게…비대면 진료도 ‘성큼’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05.12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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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코로나시대의 ‘스마트 헬스케어’

초고령화 사회 본격 진입
사전건강관리 중요성 증대

ICT 기반 첨단기기 보급
생체정보 지속점검 쉬워져
원격의료 도입 공감대 확산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 도입
스마트 의료인프라 구축 활기
ICT융합 촉진·수요 창출 필요
ETRI 연구진이 스트레스 측정·해소 플랫폼(웰마인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ETRI]
ETRI 연구진이 스트레스 측정·해소 플랫폼(웰마인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ETRI]

지난 2년여 간 우리나라는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격변의 시간을 보냈다. 경제·사회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었고 비대면 방식의 거래와 업무처리가 보편화 됐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펜데믹은 기존 관습과 제도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던 혁신기술과 서비스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건강상태를 살필 수 있는 ‘지능형 건강관리(스마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변화상을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향후 ICT 기반의 스마트 헬스케어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데 다수 전문가의 견해가 일치한다.

 

■ 예방중심 의료서비스가 대세

스마트 헬스케어의 핵심은 개인의 질병이력이나 건강상태 등에 관한 상세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건강관리에 대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의료서비스의 무게중심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 헬스케어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질병의 징후가 확연히 드러난 다음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보다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몸에 작은 이상이라도 발견되는 경우 미리 대비책을 찾는 게 더 현명하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에 더해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만성질환자의 급증으로 스마트 헬스케어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불과 3년 뒤인 2025년에 초고령화 사회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의료분야에 첨단 ICT를 접목시킨 ‘ICT 융합’의 값진 산물이기도 하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클라우드컴퓨팅 등 첨단 ICT의 급속한 발전은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에 대한 종전의 높은 벽을 허물고 있다.

무엇보다 IoT 기반의 센서와 AI 기능을 내장한 웨어러블 기기나 고성능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의 생체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게 가능해졌다. 아울러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방대한 건강정보를 편리하게 저장하고 필요한 곳에서 빠르게 불러올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첨단기기와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병원에 가서 의사와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간단한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2월 24일,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자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스마트 헬스케어에 대한 이해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비대면 진료는 환자가 병원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전화상담을 통해 필요로 하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대면 진료의 기본절차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의사는 환자와의 전화상담 및 진료를 통해 건강상태와 특이사항을 살피게 된다.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급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준다. 환자의 거동이 불편할 경우 환자의 가족이나 보호자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올 수 있다.

이와 같이 비대면 진료의 물꼬가 트였지만 우리나라의 원격의료는 아직 법제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18대부터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과 진료과실의 위험성 등을 우려하는 의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확실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 2020년 5월 30일 시작된 21대 국회에서는 원격의료를 허용하자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지 않고 있다. 의료법 개정을 토대로 원격의료의 주체와 대상은 물론 원격의료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다.

이처럼 원격의료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다보니 원격진료 플랫폼 및 모니터링, 의료영상정보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지닌 국내 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가시적 사업성과를 거두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려 비즈니스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에 의료관련 산업계는 물론 상당수 의료인들도 원격의료 도입에 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격의료의 부작용만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모색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원격의료를 디딤돌 삼아 국가경제 발전을 모색하고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외국 정부와 원격의료서비스 계약을 맺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국기업이 국내에서는 사업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백남종 서울대 의대 교수는 “원격의료는 소비자인 환자의 편의성 및 미래의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라며 “병원 영리화 및 의료서비스 질 저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개인정보 보호, 합리적 보험수가 등의 당면현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TRI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ETRI]
ETRI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ETRI]

■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 활기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 논의와 별개로 정부는 스마트 의료 인프라 및 건강 돌봄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정부는 지난 2020년 11월, 의료분야를 금융과 디지털 콘텐츠, 유통·물류 등과 함께 8대 유망분야로 선정하고 다각적인 정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오는 2025년까지 입원환자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의료기관 간 협진이 가능한 스마트병원 18개 선도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2024년까지 간질환·폐암·당뇨 등 12개 질환을 AI로 정밀 진단할 수 있는 ‘닥터앤서 2.0’ SW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건강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에도 힘을 싣고 있다. 2025년까지 전국 13만 명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IoT·AI를 활용한 디지털 돌봄 시범사업도 눈길을 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어르신과 장애인 등 건강취약계층 12만명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만성질환자 20만 명에게 자가측정기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다수의 헬스케어분야 전문가들은 신규서비스 및 수요 창출을 위해 ICT융합을 촉진하고 민간과의 상생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 범정부 차원의 공공데이터 개발과 지역이 주도하는 디지털 보건소로의 방향전환 등도 스마트 헬스케어 활성화의 핵심과제로 꼽고 있다.

헬스케어 활성화의 일환으로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 도입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최근 제29차 전체회의를 열어 ‘헬스케어 디지털트윈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언’을 심의‧의결했다. 디지털 트윈을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시켜 국민체감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하고 개인 맞춤형 의료를 실현하자는 취지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물리적인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의 물리적 특징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트윈을 헬스케어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라이프케어 트윈(Lifecare Twin)’과 ‘서지컬 트윈(Surgical Twin)’이 제시됐다.

라이프케어 트윈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실시간 상태정보를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의 개인특성에 알맞은 맞춤형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질병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아울러 식단·수면·운동 등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가이드라인 제공도 가능하다.

‘서지컬 트윈’은 지식기반 모델링 기술 및 의료데이터를 융합해 환자의 장기를 디지털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것이다. 이로써 수술과 시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환자의 예후를 살펴 최적의 건강관리를 도모할 수 있다. 서지컬 트윈은 의료진 훈련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디지털 트윈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항목을 표준화 하고 정보 주체에 대한 식별과 인증체계 등을 ‘마이 헬스웨이’와 연계해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마이 헬스웨이는 개인의사에 따라 본인의 건강과 의료관련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고 원하는 대상에게 제공·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내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스트레스 상태를 분석한 후 개인 맞춤형 스트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웰마인드(WellMind)’로 명명된 이 플랫폼은 앱(App) 형태로서 스트레스 관리의 전(全)주기를 책임진다. 특히 웰마인드는 웨어러블 기기뿐 아니라 센서와 연동해 온도, 습도, 소음, 미세먼지, 조명 등 근무환경을 분석하고 근무시간, 업무 스케쥴 등 작업정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를 통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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