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아무리 월급 빼고 다 오른다지만 이건 너무하다 싶은 수준이다.
멀리 갈 필요없이, 점심값부터가 후덜덜이다. 웬만한 식당의 메뉴판은 다 덕지덕지 가격이 수정돼 있다. 1000원은 기본이요, 몇 백원 오른 곳은 양반이다.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시국이라 그렇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격리 등으로 경제활동이 마비될 듯하자 각국은 돈을 마구 찍어내 국민들에게 뿌렸다. 인플레이션의 뇌관이 되기 충분했다.
또 하나의 축으로 공급망 병목현상이 있다.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중단된 글로벌 무역은 항공∙해운 물류의 운임을 증가시키는 데 일조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진다 싶으니 수요가 폭증했다. 기존 물류 인프라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물류비용이 높아지는데 물건 가격이 오르지 않을 리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세계적인 곡창지대를 지닌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나면서 곡물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해졌다. 유럽국가들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유가의 고공행진이 끝날 줄을 모른다.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수요를 꺾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힘을 얻는다. 하지만 자칫 섣부른 정책을 집행했다간 물가는 올라가는데 경제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교과서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거시경제를 떠나 산업현장의 곡소리도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정보통신공사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설 경기가 직격탄을 맞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공사를 추진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시작됐다. 결국 공기는 늦출 수밖에 없고 신규 투자는 어불성설이다. 그 아래, 공사업계가 겪을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인 이상 세계 경제가 정상화돼야 사정이 나아질 듯하다. 문제는 그것이 하루아침에 좋아질 리는 없다는 것이다. 하루를 버티는 것이 일인 중소기업 입장에서 버겁기만 한 시간이다.
정부가 16일, ‘드디어’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R&D 투자, 규제개혁 등이 눈에 띈다. 정부가 몇 번씩이나 바뀌어도 들려오는 아이템들은 똑같으니, 가히 30년 계획이지 않나 싶다.
민생은 바람 앞의 등불인데, 정책은 바다 건너 태풍을 대비하는 선견지명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