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8-07 08:43 (일)
[채수찬칼럼]투자가 국민연금 문제의 핵심이다
[채수찬칼럼]투자가 국민연금 문제의 핵심이다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6.27 2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수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새정부 인수위원장이기도 했던 안철수의원은 대선기간중 다른 후보들에게 연금개혁의 다짐을 받았다.

윤석열대통령은 며칠전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회의에서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연금제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두팔 걷고 나서야 한다”고 했다.

납부액을 올리고 수령액을 낮추는 것이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흔히들 얘기한다. 그래서 연금개혁이 필요한데 정치적으로 힘들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필자는 문제의 핵심이 분배가 아니고 투자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겹치는 세대' 모델에 입각하여 세대간 소득거래를 분석했다. 이모델에서는 사람의 일생을 일하는 시기와 은퇴생활하는 시기로 나누었고,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생산부문이 없다고 가정했다. 그의 분석에서 도출된 결론은 첫째, 사회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낳으려면 장기적으로 실질이자 율이 인구증가율과 같아야 한다. 둘째, 이러한 결과는 실물경제만 있고 신용제도가 없는 자유경쟁 시장에서 는 나올 수 없다. 그런데 신용제도가 뒷받침되면 자유경쟁시장에서 사회적 최적점이 달성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신용제도는 화폐시스템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공적연금 제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공적연금에는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간의 분배 이슈가 있지만 세대간 이해가 반드시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 기성세대도 미래세대, 특히 자신의 후손들이 부족함 없이 잘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은 여러 저축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 기원은 자유경쟁시장을 보완하는 사회주의 제도다. 세대간의 분배뿐만 아니라 소득계층간의 분배 기능도 한다. 노후준비를 안한 사람들도 국가가 책임지는 기능 이 있어 가부장적 보험의 성격도 있다.

생산부문이 없는 새뮤얼슨 모델에서는 인구성장율이 마이너스이면 장기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다. 요즘 같은 인구감소 시대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다행히 현실세계의 경제에서는 투자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생산부문이 있다. 국민연금은 일하는 가입자에게 납부액을 받아서 바로 은퇴한 가입자에게 수령액을 나눠주 는 게 아니고 투자해서 그 과실을 나눠준다. 그러므로 투자가 국민연금 문제의 핵심이다.

국민연금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 수익율을 높이는 것이다. 1988년부터 2021년까지 33년 동안 연평균 수익율은 6.76%로서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지난 40년 동안 연평균 수익율 14%의 절반 정도다. 테마섹은 자산운용에 국제적인 전문투자기관들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중요한 투자 이슈를 몇가지 짚어보자. 국민연금은 미래산업을 키우는데 투자돼야 한다. 개별투자 자는 그럴 능력도 그럴 이유도 없으나, 국민연금은 그럴 힘도 있고 그럴 인센티브도 있다. 이를테면 국민연 금이 IT산업에 더 투자하느냐 바이오 산업에 더 투자하느냐에 따라 그 산업들의 성장이 영향받는다.

다음으로 사회적책임 이슈다. 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 (ESG), 성실관리자수칙(stewardship code) 등 규 범을 지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사업에 투자하자는 것인데, 수익율 극대화와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나쁜 짓하는데 투자하면 장기적으로는 손해니 모순된다고만 볼 수는 없다. 반사회적 행태를 보이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부담되고 기업가치도 떨어질 것이므로 투자를 줄여야 한다. 이를테면, 대량살상무기 제조기업, 아동노동 착취기업 등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상속된 소수지분으로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재벌총수의 의사결정은 잘못된 투자에 이를 개연성이 있으므로 견제가 필요하다. 특히 사익추구로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감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채산성이 약한 산업이나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를테면 정부의 신재 생에너지정책에 따라 태양광 등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이다. 국가전략적 어젠더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단기적인 정권 차원의 관심사에 따라 움직여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은 세계10위 국가의 국부펀드 위상에 걸맞는 비전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연금에 고급인력을 투입하고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 국민연금 문제의 핵심은 더 받고 덜 주는 게 아니고 철학있고 전문성있는 투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편집인 : 문창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2-08-07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2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