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사, 설비투자는 늘리고 망 투자는 줄이고

2023-02-14     최아름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최근 통신3사가 2022년 실적을 발표했다. 3사 모두 통신과 신사업 부문 모두에서 호실적을 내며 무려 4억30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유플러스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3사는 이와 함께 지난해 설비투자(CAPEX)액도 발표했다. 총 8조9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2억원 늘어난 규모다. 소폭이지만 전년 대비 3사 모두 1.1~3.2% 정도 규모를 늘렸다.

그런데 조금만 자세히 뜯어보면 뭔가 이상(?)하다. KT의 이번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KT의 지난해 통신망 관련 투자액은 2조7210억원으로 전년(2조760억원)보다 390억원(1.4%) 줄어들었다.

반면 금융, 미디어콘텐츠, 클라우드IDC 투자는 7820억원으로 전년(6920억원) 대비 900억원(13.0%)이나 늘어났다.

다른 2개사도 다르지 않은 상황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지난 몇년간 통신3사는 설비투자에 확대-축소 기조에 있어 놀라우리만치 비슷한 행보를 보여왔다. 또한 지난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통신이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신사업 설비투자에 방점을 찍을 계획을 여러 창구를 통해 전해왔다.

하지만 '전년 수준 설비투자는 유지하겠다'고 3사가 약속하고 발표해왔던 만큼, 이런 식은 곤란하지 않은가 싶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통신망 사고와 속도 논란들은 5G를 비롯해 LTE, 유선인터넷까지 전 통신 분야에 있어 강도 높은 투자 확충을 요청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0만명이 넘는 통신3사 이용자들은 동일한 품질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알뜰폰 서비스로 '출(出)이통'했다. 통신3사가 이렇게 통신 고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다가, 머잖아 통신과 신사업이라는 실적 견인 양날개 중 한쪽을 잃고 추락할 지 모른다. 그 전에 통신사들이여, 각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