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분자 에너지저장원인 기능성 전해질 개발

지스트 유승준‧홍석원 교수팀
용해도 6배 이상 높여 고용량 레독스전지 실현

2023-05-16     박남수 기자
유승준교수, 고진혁학생, 홍석원교수, 변진환학생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유승준 교수와 홍석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전해질을 개발해 고용량‧고출력의 레독스 전지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고출력이 가능한 슈퍼커패시터*에 2차전지의 ‘산화-환원’의 에너지 저장‧방출 메커니즘을 더해 용량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전지다.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는 다양한 합성법과 분자 구조 디자인을 통해 용해도나 전기화학적 레독스 전위를 조절할 수 있어, 높은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활성물질이다.

슈퍼커패시터는 에너지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순간적으로 고출력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로, 에너지 저장능력은 낮지만 순간 출력능력은 강하다.

연구팀이 만든 ‘하이드로트로프 지지전해질’*을 이용하면 레독스 전지에 사용되는 유기분자의 용해도가 기존보다 6배 수준으로 대폭 향상되어 고용량 레독스 전지 개발이 가능해진다.

레독스 전지와 같은 전기화학 기반 ESS의 에너지 용량을 높이려면 고농도의 활성물질이 전해액에 용해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활성물질 자체의 용해도가 낮거나, 이온전도도를 높이려고 지지전해질을 추가하면 용해도가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물질을 물에 잘 녹게 하는 ‘하이드로트로프’ 개념에 착안해, 하이드로트로프 구조를 가지면서 지지전해질로 작용하는 분자를 개발했다. 이 지지전해질로 활성물질의 용해도와 이온전도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하이드로트로프(Hydrotrope)는 물과 기름에 모두 친화적인 ‘양친성’을 가지는 저분자량 물질로, 기존의 계면활성제와는 달리 비정형의 나노구조를 통해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의 수계 용해도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분자구조를 총칭한다.

지지전해질(Supporting eletrolyte)은 전기화학 기반 전지 등에서 용액의 저항을 낮출 목적으로 용해하는 전해질이다.

또, 연구팀은 이 지지전해질에 최적화된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를 고안해 고농도의 전해액에서도 전지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했다.

고농도(0.5Mol/L) 전해액에서도 활성 유기분자는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퀴논류(quinone) 기반 레독스 전지 중 최고 농도다.

특히 연구팀은 관련 분야에서는 최초로 핵 오버하우저 효과를 이용하는 핵자기공명 측정법을 도입해 하이드로트로프 전해질이 레독스 활성물질의 용해도를 높이는 물리화학적 원리를 규명했다. 하이드로트로프의 작용 메커니즘이 활성물질의 구조에 따라 다르게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각 메커니즘에 최적화된 분자구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분자간 핵 오버하우저 (Intermolecular nuclear overhauser) 효과는 서로 다른 분자에 존재하는 수소원자 간의 핵스핀 전달을 이용하여, 각 분자내 수소 원자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유승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의 고질적인 한계인 낮은 용해도를 향상할 수 있게 되어, 고용량‧고출력 레독스 전지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분자구조의 에너지저장원 개발에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액체를 에너지저장원으로 사용하는 장점을 활용하면 ESS 대형화와 같은 응용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공학부 유승준 교수가 주도하고 화학과 홍석원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변진환 박사과정생, 고진혁 석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전기화학 및 에너지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4월 2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