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대로 된 전수조사 해야

2021-04-23     이길주 기자

“24명의 고객정보 오류를 확인했다는데 정말 24명뿐 일까요? 더 있을 것 같은데 대충 사과하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 하려는 모양새 같아요.”

“10기가인터넷 서비스 품질에 대해 다른 이통사 들은 가만히 있네요. 우리 회사 것은 잘 된다 등 입장을 낼만도 한데요. 다들 뭔가 찔리는 게 있나봅니다. KT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통신사들 정말 믿음이 안 갑니다. 신문, TV에 광고나 그럴듯하게 하고···.”

잇섭이라는 IT 유튜버가 최근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KT 10기가인터넷 서비스가 실제로는 100Mbps 수준 밖에 안 된다는 불만의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나서 이에 대한 옹호의 의견부터 그동안 KT에 속아 왔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자 구원모 KT 사장은 많은 분들이 KT의 기가 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말했고, KT는 부랴부랴 홈페이지에 10기가 인터넷 품질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게시 글을 올렸다.

하지만 KT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사과 게시 글을 올린 같은 날, 하청업체에게 속도저하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긴급 문자 메시지를 보내 갑질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T새노조는 KT는 영업실적 때문에 기가인터넷이 불가한 곳에도 개통하도록 하청을 압박해왔데 이제 문제가 터지니까 이걸 하청업체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KT 대상으로 조사에 선착수하고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전수조사 할 것이라고 밝혔다.

꼭 사건이 터지고 나면 미안하다 죄송하다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 하겠다는 뒷북 조처가 참 못마땅하다.

정말 10기가인터넷 서비스가 실제로는 100Mbps 수준 밖에 안 된다는 것을 KT측은 진정으로 몰랐을까?

그동안 알면서도 쉬쉬 그러려니 넘어 간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밝혀지기 전에, 미리 사전에 잘못을 밝히고 사과를 한다면 더 진정성 있어 보일 텐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

비단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이라고 불리는 기업들의 과거 행태를 보면, 잘못된 일이 터지고 나서야 공식사과를 하고 그 뒤 일을 수습하는걸 보면 공식처럼 똑같다.

대기업은 규모만 대기업인 뿐 그만한 큰 그릇이 안 되는가 보다.

이번 사태도 대충 얼버무려서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을 위주로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긴 대기업이 집단소송 자체를 두려워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잘못된 점이 밝혀진다면 그에 대한 형식적 사과가 아닌, 영혼이 담긴 진심어린 사과와 고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신속한 보상과 대책을 세워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