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먹고살기 힘들다” 자금사정 양극화

상장사 재무안정성 분석
하위 80% 차입금 의존↑
금융지원 정책 강화 필요

2021-06-16     김연균 기자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이 경과한 올해 1분기 현재, 매출액 상위 일부 기업들을 제외한 대다수 상장사의 재무안정성이 악화되면서 기업 자금사정의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및 코스닥 비금융 상장사 820개사의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 재무제표를 비교·분석한 결과,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가 기업규모별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상장사 전체의 차입금의존도는 21.6%로 전년동기 대비 0.8%p 감소했지만 이를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매출액 상위 20%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21.8%로 전년동기 대비 1%p 감소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

반면 하위 80%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20.6%로 전년동기 대비 0.5%p 증가해 재무안정성이 악화됐다.

한경연은 “올해 1분기 중 매출액 하위 80% 기업들은 자산보다 차입금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기업 자금사정의 ‘K’자형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5대 코로나19 피해업종의 1분기 차입금의존도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관광레저(8.4%p)·면세점(2.2%p)·조선(0.7%p) 등은 1분기 차입금의존도가 전년동기 대비 증가해 팬데믹 초기에 비해 재무안정성이 악화됐다. 반면 항공·숙박 등의 차입금의존도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9%p, 0.6%p 감소함으로써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

관광레저업종은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차입금 확대(51.5%)로 대응하면서 차입금의존도가 8.4%p나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국내외 관광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1분기 이후 관광레저업종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출(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출입)도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항공업종은 업황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차입금 규모가 10.9% 감소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8.9%p 하락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지난해 1분기 당시 항공업종의 차입금의존도가 60%에 육박했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차입금을 상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항공업종의 차입금의존도가 50%를 상회한다”며 “재무구조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금흐름을 통한 업종별 자산변화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피해업종 중 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면세점·조선·관광레저·숙박 등 4개 업종의 올해 1분기 ‘지분·금융상품 및 기타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화가 용이한 지분 및 금융상품 등의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 1분기 지분·금융상품 및 기타자산 증감액은 면세점이 -1조814억원으로 가장 많은 감액을 기록했고, 조선(-4372억원)·관광레저(-668억원)·숙박(-289억원) 등의 순이었다. 항공은 1조6311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