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죽지세 IoT, 위태로운 KT

2021-11-03     차종환 기자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사물인터넷(IoT)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IoT 시장 규모는 올해 3845억달러에서 2027년에는 5664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 6.7%의 성장률이다.

5G의 보급, 클라우드 플랫폼 채택 증가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 무선 스마트 센서 및 네트워크 사용자의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oT가 무서운 건 단순히 연결성에 있지 않다. 그로부터 축적되는 데이터가 핵심이다. 웨어러블, 의료, 소매 등 모든 최종 사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수많은 IoT 장치와 이들 사이에서 전송되는 데이터를 처리∙변환하는 동안 데이터 기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감안하면 IoT 기술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할 부문으로 네트워크 관리 플랫폼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IoT 네트워크 관리란, 인증, 프로비저닝, 구성, 모니터링, 라우팅, 장치 소프트웨어 관리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기능들은 원활한 네트워크 상태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분석에 정확히 대척점에 선 사건이 국내에 터졌으니, 지난달 25일 발생한 KT 인터넷 장애가 그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 디도스(DDos)가 의심된 것과 달리, 지금은 네트워크 라우팅 변경 작업이 원인이었던 걸로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KT 측은 재발방지대책을 내놓는 데 여념이 없다.

기존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확대해 사람의 실수로 인한 장애를 완벽히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금껏 작업준비 단계에서만 적용했던 테스트베드를 가상화해 전국 각 지역에서 새로운 라우팅을 적용하기 직전 최종적으로 테스트한 이후 실제 망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든 센터망과 중계망 및 일부 엣지망에 적용 중인 라우팅 오류 확산방지 기능을 모든 엣지망으로 확대해 엣지망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가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바쁜 모양새다.

작금의 사태가 인터넷 장애, 신용카드 단말 오류 등의 피해로 그쳤기에 망정이지 IoT가 전 사회적 인프라로 확대됐을 때 일어났다고 가정해보면 심히 아찔하다. 괜히 네트워크 관리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게 아니다.

불의의 사고가 아닌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행해진 사건이었다면 어땠을까.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피해가 대한민국 전역에 일어났으리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겠지만, 나머지 통신사들도 불안하기만 한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