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날아라 에어택시

2021-11-11     차종환 기자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한강 수상택시의 재현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뒤로한 채, 도심공항교통(UAM)의 실증 행사가 11일 열렸다. 김포공항에서 강남까지 10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는 주최 측의 설명이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에어택시’가 실제로 운행가능함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상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잡고 있어서 다소 빠르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UAM 자체의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이를 감안한 듯, 정부는 ‘UAM 가상통합운용 및 검증기술 개발’ 사업을 함께 진행해 UAM의 안전성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UAM이 대중성을 갖추기 위해 경제성은 반드시 갖춰져야 할 덕목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대비 시간이 절약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절약되는 시간 보다 갑절의 돈을 써야 한다면 UAM산업이 클 가능성은 제로다.

이러한 측면에서 무인기로의 운행은 필연적인 듯싶다. 자동차 운전면허도 아니고, 비행기 조종이 가능한 고급인력이 UAM 운행을 위해 항시 대기해야 한다면 운임비의 하락은 묘연한 일이 된다.

하늘까지 날아가는데 탑승인원이 너무 적지 않나 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UAM은 비행기가 아닌 드론에 가까운 물체이기에 가용 무게에 한계가 있을 법하다. 그렇다고 한 번에 한 사람만 실어 나른다? UAM의 기술적 문제와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 정립이 함께 이뤄져야 할 문제다.

외산 기체 사용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서울시가 드론 택시를 시연하면서 중국산 기체를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수년전부터 항공우주연구원이 주축이 돼 국산 기체의 개발이 진행돼 오고 있지만 외국에 비해 후발주자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행히 민간 차원의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세운 UAM 전문기업 이름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하고 UAM에 ‘진심인 편’임을 고백했다.

슈퍼널은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교통망에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통합한 승차 공유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리 입을 맞춘 것인지 정부의 UAM 구축 계획과 딱 들어맞는 컨셉이다.

어쨌든 차세대 모빌리티로서 UAM이라는 카드가 하나 더 생긴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계획대로라면 레벨4급 완전자율주행 보다 빠른 상용화다. 자율주행의 ‘의문의 1패’인가. 아무렴 어떤가, 무엇이 먼저 나오든 시민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질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