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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뭐야! 또 끊겼어?
[기자수첩] 뭐야! 또 끊겼어?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2.09.04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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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무더위가 한풀 꺾인 8월 넷째 주 어느 날, 청량리를 출발해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산악을 달리는 열차 창밖의 수려한 풍경을 만끽할 새도 없이 노트북 전원을 켰다. 그러나 이내 다시 접어야만 했다. 객차 안 와이파이는 불통이고, 휴대전화 데이터 통신은 수시로 끊겨 도저히 업무를 볼 수 없었다.

지난 2020년 12월, 한국철도공사는 무궁화호 열차 이용객에게 무료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무궁화호 객차 609량에 와이파이 설비 구축을 마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일부 구형 객차에는 와이파이 설비가 마련돼있지 않았다. 돌아오는 열차에는 와이파이 설비가 설치돼 있었으나 관리가 허술한 듯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공공 와이파이 대신 휴대전화 핫스팟(Hotspot)을 사용할까 싶었지만, 이 역시 관둘 수밖에 없었다. 열차가 터널에 진입하면 둘에 한 번은 LTE 신호가 끊겼다. 옆자리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감상하던 한 승객은 “뭐야! 또 끊겼네”라고 말하며 연신 한숨을 쉬어댔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통신’은 그 어떤 사회 기반 서비스보다도 중요한 보편적 역무다. 공무와 사무를 모두 인터넷과 모바일로 수행하는 현대인에게 통신은 전기·가스·수도만큼 중요한 생존 수단이다.

이제는 이런 시대적 변화상을 반영해 보편적 역무로서의 통신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공공의 기능과 역할이 이뤄져야 한다. 즉, 정부가 나서서 부자와 빈자, 도시와 농어촌 모두 첨단 ICT가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KTX뿐만 아니라 산악을 달리는 열차의 모든 승객도,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뿐만 아니라 도서·산간에서도 고속·고품질 통신을 두루 누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5G 전국망 구축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기업의 순리이자 당연지사인 관계로, 통신사는 인구 밀도가 높아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먼저 기지국을 설치한다. 3·4세대 이동통신 대비 투자 규모가 큰 5G에서는 더 두드러진다. 경제 원리에 기반한 이 같은 관행를 뒤로하고서도 비교적 인구 밀도가 낮고 트래픽이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 5G 고품질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프라 투자를 늘리기 위한 공적 재원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물론, 지난 2018년 5월 정부는 5G 세계 첫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 발표하면서 통신 3사에 망 구축 의무를 부과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5G 농어촌 공동망을 포함한 지역 인프라 구축 지연을 마냥 기업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규제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철폐와 함께, 사기업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영역에 대한 공적 투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더는 소외 지역에서 “또 끊겼네” 같은 불편이 다시 발생하지는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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