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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시티, 시민을 가둬라
[기자수첩] 스마트시티, 시민을 가둬라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09.05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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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지금은 스마트시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보통신업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이라면 ‘u시티’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ICT를 이용해 도시 시설 곳곳을 연결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개념은 거의 동일하지만, 현재 u시티는 실패한 사업으로 인식되고 스마트시티는 꽤 활성화돼 가고 있는 분위기로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무슨 차이일까.

많은 분석들이 있지만 ‘플랫폼’으로서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u시티 시절에도 각종 도시 기반 서비스들이 선을 보였지만 파편화된 운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도시를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듯, 서비스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그 연결고리가 바로 플랫폼이요, 스마트시티는 이 플랫폼 구축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랫폼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사용자로 하여금 그 서비스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도, 다른 무언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없게 ‘가두는’ 것이다.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다.

최근 열린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를 둘러보며 주목한 지점이다. 과연 시민들로 하여금 락인 효과를 발생시킬 만한 서비스가 있을까.

많은 지자체들이 현재 서비스 중인 혹은 추진 계획인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락인 효과를 기대하기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가 부합하는 정도일까.

한번 사용해보고 ‘어머! 이거야!’가 아닌 ‘좋네’ 정도의 반응이라면 시민들은 돌아서면 기억조차 하지 못하니, 힘들게 서비스를 개발해놓고 고객 유치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공산이 크다.

이는 필수적으로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스마트시티 입장에선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돈이 되지 않는데 어떤 기업이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것인가. 결국 서비스를 유지하지 위해 세금을 계속 쏟아붓든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일인 양 서비스를 접는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듯해 u시티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불안할 따름이다.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은 분명하다. 현재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터넷 플랫폼조차 네티즌들을 락인하기까지 어마어마한 손실을 감수하고 버텼다. 지금이야 이들이 1년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어쩌면 네이버, 카카오에 스마트시티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제일 빠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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