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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두 얼굴의 플랫폼, 적절한 견제 필요
[기자수첩]두 얼굴의 플랫폼, 적절한 견제 필요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2.09.25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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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20일 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특별 강연에 다녀왔다. 필리핀의 언론인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리아 레사 초청 강연이었는데,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치러낸 대가와, 거기서 끝나지 않고 기술과 커뮤니티를 연계해 진실을 수호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대응한 모습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 싶게 위대해 보였다.

그에 의하면 언론 보도의 품질 저하의 원흉은 디지털 플랫폼이다. 기사의 품질과 관계 없이 엔터테인먼트와 범죄 등 페이지뷰가 높은 쓰레기 뉴스에 보상이 크게 돌아가기에 저품질 뉴스가 활개를 칠 수밖에 없다.

또한 그의 조사에 따르면 지루한 진실보다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의 SNS를 통한 유통 속도가 6배는 높지만 이에 대해 플랫폼은 방치하고 있다. 수익을 가져다주기 떄문이다. SNS를 통한 정부의 가짜뉴스 공격에 대해 폭로한 기사를 그나마 '덜 부패했다'고 판단한 트위터에 올렸으나, 몇일 만에 삭제당했다.

진실도, 미래도 '돈'이라는 가치 앞에 무력해지고 있다. 적어도 현재 기술플랫폼들의 기조와 움직임은 그렇게 보인다.

네이버가 23일 심층 기사 노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한 결과, 1년 만에 심층 기사의 추천 비중이 기존 대비 685% 증가하고, 언론사 구독자 중 70%가 심층기획 탭에서 뉴스를 소비했다고 밝혔다. 심층기사의 수도 상승 추세다. 플랫폼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동시에, 플랫폼의 의도가 뉴스의 질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라 하겠다.

현재 정부에서는 플랫폼 규제 방향을 자율규제로 두고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과도한 규제와 입법은 빠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산업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 적합한 규제 수단이 아닐 뿐 아니라, 자칫 성장의 싹을 잘라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글로벌 플랫폼에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에서 나온 방침일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등 입법을 통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토종 플랫폼 수호도, 산업 생태계 활성화도 국가 경제 및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 없지만, 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해 보인다.

자율규제의 힘만 믿고, 수익을 쫓는 일개 사기업이면서도 점점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을 방치했다가는, 미래에 사회가 큰 대가를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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