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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랜’ 확산, 네트워크장비 패러다임 바뀐다
‘오픈랜’ 확산, 네트워크장비 패러다임 바뀐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03.29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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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기반 HW∙SW 호환성 확립
독점 벤더 탈피…망 구축 비용↓

글로벌 시장점유율 재편 ‘도화선’
통신사∙제조사 ‘합종연횡’ 분주

국산장비 홀대 딛고 ‘기지개’
상호운용성 검증 등 참여 활발
SK텔레콤과 노키아는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을 상용망에서 검증했다. [사진=SKT]
SK텔레콤과 노키아는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을 상용망에서 검증했다. [사진=SKT]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철옹성 같았던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 Open Radio Access Network)’이라는 패러다임 아래 새롭게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5G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상황이 날개를 달아주면서 오픈랜의 확산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빗장 풀고 유연성 더하다

오픈랜은 네트워크장비의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분리해 제조사 간 호환성을 확보하는 표준 기술이다.

PC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완제품PC’가 아닌 CPU, RAM,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내부 부품을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으로 조합, ‘조립PC’를 완성해 사용할 수 있다. 조립PC에 설치될 SW 역시 제약이 없다. 사용자가 원하는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깔아 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무선액세스네트워크(RAN)은 휴대폰 및 PC에서 트래픽을 송수신하는 기지국을 연결하고 캐리어 코어 네트워크에 대한 링크를 제공한다.

이 때,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한 표준이 없으면 RAN장비를 설계하는 무선장비 공급업체는 다른 공급업체에서 만든 장비와 상호운용 되는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종속성은 개별 RAN 요소에 대한 장비 공급업체 간의 경쟁을 필요없게 해 가격을 높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갖게 하고, 네트워크 설계의 유연성을 제한할 수 있다.

예로, 기존 RAN장비는 원격라디오헤드(RRH) 및 기저대역장치(BBU)가 물리적으로 함께 배치돼 있는데, 이 RRH와 BBU 간의 인터페이스가 독점적으로 이뤄져 하나의 벤더만이 RRH와 BBU를 모두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픈랜은 이러한 아키텍처를 분해하고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PC에 수많은 중소 부품업체가 제품을 공급하며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네트워크장비에도 중소장비∙부품 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로써 통신사들은 각자가 원하는 HW, SW를 구비해 망을 구축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자사에 특화된 서비스, 기능 등을 넣을 수 있다.

특히, 필요한 장비∙부품만 도입∙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기술적 특성상 더 많은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는 5G에 더욱 큰 메리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픈랜 상호호환성 시험검증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오픈랜 상호호환성 시험검증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수요자와 공급자 ‘윈윈’…시장은 숨가쁘다

오픈랜이 통신사에 가져다주는 이점은 분명해보이지만 기존 장비 제조사들에겐 견고한 수익구조를 허물게 하는 요소로 부각될 수 있어, 이들은 오픈랜 생태계 진입을 꺼릴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글로벌 장비업계 역시 1위인 화웨이에 시장을 잠식당한 지 오래이기 때문에 오픈랜 도입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제품을 금지하는 미국의 정치적 행보도 맞아떨어지면서 오픈랜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선 이미 수요자인 통신사와 공급자인 장비사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노키아와 함께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을 상용망에 설치, 필드 시험을 통해 안정적인 5G 서비스 속도 및 커버리지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트래픽 자동 최적화가 가능한 지능형기지국제어장치(RIC) 개발에도 성공했다.

기지국간에 트래픽을 분산하는 기술과 서비스 종류에 따라 패킷 지연시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RIC에 적용, 5G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RIC는 기지국별로 동시 접속자 수, 트래픽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서 부하가 큰 기지국의 트래픽을 인접 기지국으로 분산시킨다. 이를 활용하면 대형 경기장·공연장 등 일시에 많은 인원이 몰리는 공간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체감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KT는 NTT도코모와 손잡고 오픈랜 기술 협력에 나섰다.

가상화 기지국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술을 검증해 SW 중심의 오픈랜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양사는 지난해 1월부터 다양한 제조사 기지국 장비를 연동해 시험하는 오픈랜 테스트베드를 구축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손을 잡았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연구실에 오픈랜 시험망을 구축하고, 델이 보유한 오픈랜 플랫폼 기술인 '델 텔레콤 인프라스트럭처 블록'을 활용해 실제 통신 환경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도 시에나와 오픈랜 규격에 기반한 스몰셀 인빌딩 솔루션 서비스를 구현한 바 있다.

오픈랜 스몰셀 기지국과 여러 대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접속시켜 이동 중에도 끊김없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핸드오버 기능을 구현했다. 시에나는 기지국을 구성하는 오픈랜 분산장치와 집중장치(O-CU), 코어망 SW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에지 서버를 원박스 형태로 공급했다.

 

■국산장비 숙원 이루나

오픈랜 확산의 최대 수혜자는 그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인지도가 떨어져 시장에서 홀대받았던 국산 장비업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오픈랜 계측장비인 ‘이지스오(AEGIS-O)’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오픈랜 구성 요소인 RU(Radio Unit), DU(Digital Unit), 중앙장치(CU), 코어네트워크의 개별 성능과 상호호환성을 평가한다.

오픈랜 핵심구간인 DU와 RU간 데이터가 원활하게 오가는지 검증하는 것으로, 오픈랜DU(O-DU)와 O-RU 사이의 I채널과 Q채널 데이터를 분리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오픈랜얼라이언스가 주최한 플러그페스트(Plugfest)에 참가해 오픈랜 장비 상호운용성을 검증했다. 지난해에는 도이치텔레콤에 ‘이지스오’를 납품한 바 있다.

RFHIC는 한국·영국의 오픈랜 공동개발 컨소시엄에 기지국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전력증폭기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로 참여한다.

RFHIC의 전력증폭기는 기존 실리콘(Si) 기반 소재가 아닌 질화갈륨(GaN)을 활용해 기존 제품 대비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전력사용량은 20%가량 절감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발판삼아 오픈랜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HFR은 오픈랜 기반으로 개발된 5G특화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5G특화망 가상무선접속망(vRAN)을 지원하는 기지국(vCUDU) SW와 오픈랜 무선장치(O-RU)다.

기지국 장비는 SoC(System on Chip) 사용없이 SW 모뎀으로 구현해 HW 종속성을 탈피했다는 설명이다. 오픈랜 기반으로 국내외 다양한 공급사의 O-RU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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