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조달사무소는 지난달 4일 조달청을 통해 '부산 연제·대전 우체국 신축공사'를 발주하면서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턴키방식을 채택했다. 더욱이 정보통신공사업체 및 건축공사업체, 전기공사업체, 전문소방시설공사업체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업계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이에 앞서 대한주택공사는 지난 7월 16일 '2001 대전관저(3) 2블럭 아파트 건설공사'를 일괄입찰방식으로 발주했다. 주택공사는 이 입찰 건에 대해 정보통신공사업체, 토건 및 조경공사업체, 전기공사업체, 소방공사업체 모두에게 입찰참가자격을 줬으며 설계와 시공부문을 구분하지 않고 입찰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공사업계는 "정보통신공사업체 등 전문 시공업체를 육성하는데 앞장서야 할 정부기관과 공기업이 앞다퉈 일괄입찰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중소기업 보호에 목적을 둔 분리발주제도의 근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도 최근의 입찰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회는 지난 8월 27일 정보통신부 조달사무소에 공문을 발송, 이번 사업의 기본 설계 후 정보통신공사를 건설 및 전기공사 등 다른 종류의 공사와 반드시 분리해 발주하고 향후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입찰에 부치는 방식을 지양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이 공문에서 "별개의 전문업체가 존재하고 있는 설계분야와 시공분야를 일괄 발주할 경우 설계 능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의 참여는 제한을 받게 되며 대규모공사경험이 부족한 중소업체는 시공경험평가에서 불리한 점수를 얻을 수 밖에 없어 입찰참여 기회를 원천적으로 잃게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협회는 지난 7월 20일 대한주택공사에 보낸 공문에서 "아파트 건설사업은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진행할 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으며 자체 설계 기술을 축적해 온 주공이 민간 기업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설계시공일괄입찰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조달사무소 측은 "이번 사업은 턴키 중앙건설 심의의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턴키발주가 불가피했으나 추후 발주예정인 서울 관악우체국 및 부산국제우체국은 규모면에서 턴키대상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의견을 반영, 일반공사로 분리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공 측은 "정보통신분야만을 별도로 분리해 이번 공사의 설계를 진행하기 곤란하고 입찰참가자격으로 정보통신공사업 면허 소지를 명시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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