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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의 영원한 화두 '시청률'
방송가의 영원한 화두 '시청률'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3.09.09 10:28
  • 호수 1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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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수입과 직결…방송사간 사활 경쟁
"벗기면 올라간다"…제작현장선 '정설'


일일연속극 '노란손수건' 34.1%, KBS 9시 뉴스 22.9%, 특별기획드라마 '장희빈' 20.0%, 섹션TV 연예통신 19.9%... 시청률조사 전문업체인 TNS미디어가 집계한 TV 프로그램 (9월 3일 방송분)의 전국 시청률이다.

시청률은 방송가의 영원한 화두다. 각 방송사는 TV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일선 현장에서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발표되는 시청률이라는 성적표에 목을 내놓고 다녀야 한다.

방송 아이템을 비롯해 출연자 섭외, 의상 및 소품 및, 야외 촬영 여부 등이 오직 시청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의해 재단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청률 경쟁에 관한 한 뉴스도 예외일 수 없다. 간판뉴스의 시청률은 각 방송사의 자존심과 연결된다고 여겨지는 게 일반적이다. 한 방송사의 저녁 메인 뉴스를 맡았던 앵커는 새로 진행을 시작한 후 7개월간 시청률이 오르지 않자 사표를 써서 갖고 다녔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시청률=광고료' 밀접한 함수 관계

이렇듯 각 방송사가 시청률 경쟁에 사활을 거는 것은 시청률이 광고수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시청자들의 눈을 한 곳에 모으는 국가대표 축구팀간 A매치 경기가 있는 경우 중계 방송 전후의 광고요금은 여타 프로그램의 2∼3배를 넘는다.

특히 지난 2000년 4월, 시청률과 매체별 지수, 요일별 지수, 광고수요 현황 등을 연계해 광고 요금을 책정하는 '시청료 연동 광고 요금제'가 시행되면서부터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 TV 광고요금은 방송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주로 프로그램의 방영시간대에 따라 결정됐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청률은 프로그램 제작진의 평가와 인사 등 개인적 신상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청률 조사 어떻게 이뤄지나

그렇다면 TV 시청률 조사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시청률 조사는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를 인수한 미국의 AC닐슨과 지난 99년 6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영국의 TNS미디어가 주로 맡고 있다.
방법은 표본가정의 TV수상기에 피플미터라는 전자감응장치를 달아 이 장치가 중앙컴퓨터로 보내는 자료를 자동체크 해 계산하는 것이다. 시청률은 분당, 시간당, 일별, 주간별, 월별, 프로그램별로 집계된다.

표본 가정의 선정 과정도 까다롭다. TNS미디어의 경우 전국 8,000가구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한 후 이를 토대로 전국에서 1,000가구(4,000명)의 패널 가구를 선정하고 있다.

표본으로 선정된 가정은 TV 시청시 별도의 장치가 부착된 리모콘을 사용하게 된다. 리모콘에는 가족 개개인마다의 버튼이 있는데 표본 가정의 모든 구성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개인 버튼을 누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스포츠 중계를 보던 중에 딸이 다른 방송국의 드라마를 보려면 먼저 자신의 개인 버튼을 눌러야 한다.


제작진, 선정성·폭력성 '유혹'

시청률 싸움의 전선에 부득이하게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일선 제작진들의 모습은 처연할 정도다. 방송업계 종사자 치고 자신이 참여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낮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시청자 내면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현장 제작진의 의지는 '지금 당장'의 시청률 제고를 주문하는 방송사 측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아울러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제작비의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호소도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피말리는 시청률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선 제작진들은 선정성, 폭력성의 유혹을 받게 된다. 방송가 PD들에게 '(여자 출연자를) 벗기면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말은 정설이나 다름없다. 모 방송사 관계자는 "아예 외부 징계나 비판을 빌미로 프로그램 시청률을 띄워보겠다는 경우도 생긴다"고 토로했다.

결국 몇 해전에는 현직 장관과 방송사 사장까지 나서 방송의 공익성을 외치는 상황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공허한 메아리로 여기는 냉소적 시각이 적지 않다.

앞에서는 공익성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시청률 안나온다'며 제작진을 닥달하는 모습이 우리 방송의 낯익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후약방문격인 방송위의 징계와 외부 비판보다 시청률을 중시하는 방송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문제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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