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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두른 게 일 그르쳤다 ETRI보고서 'W-CDMA는 왜 지지부진 한가' 눈길
너무 서두른 게 일 그르쳤다 ETRI보고서 'W-CDMA는 왜 지지부진 한가' 눈길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2.08.31 12:06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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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A, 서비스 콘텐츠 부족... 요금은 높아
cdma2000-1x, 소비자 위주 기능에 속도도 빨라
시장선점 아닌 서비스 차별화가 성공 관건

불거지고 있는 '비동기식(W-CDMA) IMT-2000 서비스 무용론'에도 불구하고 KT아이컴, SKIMT 등 국내 IMT-2000 통신사업자들은 예정대로 IMT-2000 서비스를 실시키로 했다. KT아이컴은 내년 4월 W-CDMA 시범서비스를 거쳐 6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고 SKIMT 또한 내년 3/4분기에 W-CDMA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동기식 IMT-2000 서비스인 cdma2000-1x가 활짝 열린 것과 달리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인 W-CDMA는 여전히 안개속에 가로막혀 있다. 기존 2세대 통신에서 IMT-2000 서비스로의 이동하기에는 아직 기술개발이 미진하고 수요도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비동기식을 이끌고 있는 유럽지역에서도 IMT-2000 서비스를 연기한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일본 FOMA(W-CDMA)와 cdma2000-1x 서비스 현황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왜 cdma2000-1x 서비스가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반면 W-CDMA 서비스는 서비스 개시가 자꾸 연기되고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일까"에 대해 진단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지난 4월 시작한 KDDI의 cdma2000-1x가 지난해 10월 개시한 NTT도코모의 W-CDMA 서비스를 단숨에 추월한 일본 시장을 집중조명함으로써 내년 이후 본격 경쟁구도로 돌입할 국내 IMT-2000 서비스 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시장현황
제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의 국제 표준이 많은 논란 끝에 5개의 기술방식으로 확정됐다. 그 중 유럽 GSM(Global System Mobile) 진영의 국가들은 W-CDMA 표준을 주로 채택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CDMA 진영 국가들은 cdma2000 표준을 주로 채택했다. 그리고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등의 국가는 W-CDMA, cdma2000 두 가지 모두를 국가표준으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10월, cdma2000-1x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개시했다. 2002년 4월 말 기준으로 827만 대의 cdma2000-1x 단말기가 판매돼 단말기 보급대수 기준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27%가 cdma2000-1x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제3세대 이동전화서비스 보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가 2001년 10월 W-CDMA 표준의 FOMA(Freedom Of Mobile Multimedia Access) 서비스를 개시하였고, 2002년 4월 KDDI가 자사의 cdmaOne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여 cdma2000-1x 서비스에 들어갔다. NTT도코모, KDDI 양사 모두 한 차례의 서비스 개시 연기라는 홍역을 치렀지만 성공적으로 제3세대 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일본에서는 세계 최초로 양대 IMT-2000 표준의 이동통신서비스가 동일 시장 내에서 경쟁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3세대 서비스가 개시되지 못한 현재, 일본 시장에서 양대 IMT-2000 이동통신서비스의 경쟁적인 전개는 향후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성패 및 경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2002년 5월 말 현재 시장에서의 두 가지의 제3세대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NTT도코모의 FOMA 서비스는 2002년 3월 말을 기준으로 8만9,400명의 가입자를 확보, 당초 목표인 15만 명에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한 달만에, KDDI의 cdma2000-1x 가입자가 '일본의 이동통신 거인' NTT도코모의 6개월 동안의 FOMA 서비스 실적(2002년 4월 말 기준, 10만5,500명)을 훨씬 능가하는 33만 명에 이르자, 전 세계 이동통신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비록, KDDI의 cdma2000-1x 서비스가 개시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는 시점에서의 분석이 다소 성급한 면이 있지만, 현재까지의 동향을 살펴보았을 때 W-CDMA 서비스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는 가운데 cdma2000 서비스가 매우 성공적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OMA의 부진 요인분석

이동전화로서의 기본기능 불충분
NTT도코모 가입자를 대상으로 FOMA에 의해 설문 조사한 결과, FOMA는 이용자로부터 서비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
주된 비판은 '단말기의 배터리 수명이 짧아, 아침에 충전하면 저녁때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단말기가 무겁고 크다,' '통화 지역이 좁다,' '통화가 끊어지기 쉽다'고 하는 내용이다.
현재 FOMA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FOMA용 단말기와 PDC(Personal Digital Cellular) 방식의 기존 단말기 2대를 동시에 가지고 다니면서 이런 불편을 나름대로 해결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가입자 수가 2002년 4월, 10만 명이 넘었다는 것이 오히려 의아스러울 정도이다.
고액의 통신요금
FOMA의 표면상 요금은 기존 2세대 전화에 비해서 많이 저렴해졌다. 음성통화 요금은 PDC 요금과 같으며, 패킷 데이터 요금은 2/3 이상 낮아졌다. 또한 화상 전화는 음성통화의 1.8배 수준이다.
그러나 FOMA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은 기존 세대의 이동통신 서비스에 비해서 용량이 훨씬 크기 때문에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요금은 크게 증가되었다고 한다. 표면상으로는 FOMA가 PDC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지만, 실제로 PDC에는 이렇게 큰 사이즈의 콘텐츠가 없다. 그러므로 두 시스템간 요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소비자라도 15초 짜리 콘텐츠를 보기 위해 160엔을 지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콘텐츠의 부족
FOMA는 i-mode의 고속서비스가 아니다. 즉 FOMA의 콘텐츠와 i-mode의 콘텐츠는 다르며, FOMA에는 아직 i-mode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콘텐츠가 많이 없다. i-mode의 성공요인이 다양한 CP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던 것처럼, FOMA에서도 소비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구나 기존의 2세대 이동통신보다 전송속도가 보다 향상된 3세대 이동통신이라는 점에서 FOMA의 콘텐츠는 i-mode의 콘텐츠와 차별화되어야 한다.
일반 사용자는 FOMA를 포함한 제3세대 서비스에 '놀라운 진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당초 IMT-2000 기술개발자나 언론에서 제3세대 서비스에 대한 장밋빛 결과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용자들은 FOMA(제3세대 이동전화)가 PDC(제2세대 이동전화)보다도 통신속도나 기능뿐 아니라, 요금이나 단말기 크기 등의 서비스 제공 수준에서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FOMA는 기존의 이동전화와 비교해서 아직 '진화'라고는 부를 수 없고, 일부 영역에서 '특화'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업전략에서의 문제
당초 FOMA는 비교적 요금수준이 높은 서비스 성숙기 이전에는, 법인 고객이 주요 서비스 가입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법인 고객이 통화요금 수준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주로 업무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영역이 넓지 않아서 서비스 커버리지 상의 문제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상은 서비스 초기, 법인 고객이 전체 가입자의 70%를 차지하며 FOMA의 전략이 바른 방향으로 실현되는 듯 했으나 2002년 3월 가입자 분포를 살펴본 결과 일반 고객이 사용자의 66%를 차지하며 34%에 그친 법인 고객과 큰 격차를 보였다.
또 FOMA의 주력보급 단말기에 대한 전략 실패도 주요 원인이다. 현재 FOMA에 사용되는 단말기는 이용목적에 따라 표준형, 비디오형, 데이터전용으로 분류된다. 당초 NTT도코모는 화상통화가 가능한 비디오형 단말기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동화상 서비스를 FOMA의 핵심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었다. FOMA 서비스 개시 초만 하더라도 일부 지역에서 품절 될 정도로 비디오형 단말기의 인기가 높았으나, 2002년 말 현재 비디오형 단말기의 판매실적은 25%에 그친 반면 표준형이 68%, 데이터전용 단말기가 7% 판매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대한 잘못된 예측을 바탕으로 한 사업전략은 서비스 침체라는 당연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모른다.

cdma2000-1x 서비스의 성공
KDDI의 cdma2000-1x 서비스는 배터리 지속시간이나 단말기 무게, 단말기 가격 등의 이동전화단말기 기본특성의 우수성에 모바일 카메라내장, 이메일 전송기능 등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특성이 더해져, 단지 전송속도의 증가를 통한 동영상 서비스 제공전략을 내세운 NTT DoCoMo의 FOMA를 압도했다.
이용요금 면에서도 cdmaOne 서비스에서 cdma2000-1x 서비스로 전환 가입하는 고객에게 월 300엔의 추가요금만 부담하도록 했고, 음성서비스 요금은 기존 서비스 요금과 동일하며, 15초의 비디오클립에 21엔의 요금을 책정하는 등 데이터 서비스 요금도 저렴하여 상당한 서비스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한 업그레이드 방식을 통해 cdma2000-1x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기 때문에, 기존의 cdmaOne 네트워크와 호환성이 있어 cdma2000-1x 서비스 지역 이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전송속도를 증대시키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W-CDMA보다 훨씬 적어, NTT도코모에 비해 훨씬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실제 KDDI의 순이익은 2002년 3월까지 130억 엔에서, 2002년 5월 초 현재 490억 엔(3,838만 달러)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향후 KDDI는 시장에 투입되는 단말기를 모두 cdma2000-1x용으로 대체, 2002년 말까지 102만 가입자, 2003년 3월까지 138만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의 cdma2000 서비스
2000년 10월 세계 최초로 개시된 우리나라의 3세대 서비스(cdma2000-1x 표준)는 827만 명의 가입자를 기록하며 세계 IMT-2000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3000만 명으로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기존 2세대 서비스(CDMA 방식) 사용자들이 빠르게 3세대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 cdma2000-1x 사업자들도 신규 출시 단말기를 모두 cdma2000-1x용만을 출하, 우리나라의 3세대 시장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그간 cdma2000-1x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전송속도(144kbps)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줄 최대전송속도 2Mbps의 cdma2000-1x EV-DO(EVolution for Data Optimization) 서비스를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하지만, IMT-2000 사업권 취득 당시 정부와 사업자간에 2003년 서비스 개시를 약속했던 W-CDMA 상용서비스는 기술개발 미진 및 cdma2000 서비스의 활성화로 인해서 당초계획보다 다수 늦게 개시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사점
W-CDMA 서비스는 기술개발이 cdma2000보다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장진입을 위해 기존의 이동전화 기본특성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서둘러 서비스를 개시하여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세계 최초개시라는 타이틀만을 지향한 W-CDMA 선두주자 FOMA 서비스의 이번 실패는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더 이상 '빠른 시장선점'이 '시장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cdma2000 서비스의 성공은 W-CDMA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인 것이지,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cdma2000의 서비스 특징에 매료되어 제3세대로의 전환가입을 행하였다기보다는, 단말기 교체시기에 비슷한 가격이라면 cdma2000 단말기를 구매한 경우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Color LCD 단말기' 제품이 대부분 cdma2000 표준을 사용했으며,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제3세대 위주로 단말기를 시장에 공급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 현재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증가는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에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cdma2000에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가입한 일부 가입자들도, 제2세대 이동전화와 큰 차이가 없는 서비스에 약간의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든 현재 기술이 수요를 창출하는 기술선도(technology push)의 시대는 지났다. 실제 이용자의 목소리(needs)를 명확히 반영할 수 있는 소비자중심(customer oriented or demand pull)의 서비스 전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이동통신시장에서 현재, 원인이야 어쨌든 cdma2000 시장이 활짝 열렸다. 지금이야말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발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소비자의 이동통신에 관한 욕구를 명확히 파악하여, 소비자에게 2세대와는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빠른 속도의 서비스 제공이 아닌, 소비자가 필요로 하거나 즐기면서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거기에 빠른 속도의 실시간 형태의 서비스제공과 세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로밍서비스와 같은 IMT-2000 서비스 특성이 부가되어야 한다. 소비자의 바램과 기술발전이 병행되었을 때, 진정한 새로운 세대의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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