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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산업연구원장의 자격 요건
정보통신산업연구원장의 자격 요건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1.05.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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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본지 발행인·공학박사

정보통신공사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가중되는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는 공사업체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다수 공사업체가 거의 난파 직전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외형적 지표만 놓고 보면 정보통신공사업계는 해마다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공사실적은 11조3876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6.0% 늘었다. 업체당 평균 실적액도 17억5545만 원으로 전년도보다 2141만 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증가는 통계의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정보통신공사업을 겸하고 있는 일부 SI 대기업과 장비업체의 실적이 반영돼 평균값으로 나타난 결과일 뿐이다.

중소 규모의 대다수 공사업체들은 당장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는 게 현실이다.

경영난의 근원적 원인은 시장 파이가 작다는 데 있다. 업체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공사 물량은 큰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빵 덩어리가 그리 크지 않은데 너도나도 먹고 살겠다고 아우성이니 힘없는 중소업체들은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다.

곡기가 끊긴 업체들은 몹시 배가 고프다. 생존을 위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 끝 모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아우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1일 발족한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은 이처럼 절박한 아우성을 감싸 안고 정보통신공사업 시장 파이를 키워야 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안고 있다.

합리적 공사비 산정기반 조성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정보통신공사업의 재도약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은 연구원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다.

구체적으로 정보통신공사업 정책 및 제도에 관한 연구나 정보통신공사업의 수급영역 확대·발굴 및 보호에 관한 연구 등은 연구원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될 것이다.

이 같은 과업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과도 같은 ‘생존의 문제’다.

이처럼 냉엄한 현실에 비춰볼 때 연구원의 수장은 매우 강인하고 영민(英敏)한 인물이어야 한다. 공사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을 위한 새 길을 터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선명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 업계가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연구원장이 갖추어야 할 ‘필요 충분조건’이다.

하지만 매우 안타깝게도 연구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정부 중앙부처 국장을 지낸 고령의 모 인사가 연구원장 후보 물망에 올라있다는 소식이다.

전임 직급이나 나이가 인물의 능력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연구원에 대한 업계의 기대와 열망, 향후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공사업계는 절박한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손과 발을 지닌 연구원장을 원하고 있다. 꽉 막혀 있는 공사업의 물길을 시원스럽게 터 줄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연구원장을 원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분야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과 명망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연구원 정관에 따라 원장 선임이 추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무척 안타깝다. 대다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채택하고 있는 공모 방식으로 원장을 뽑는다면 훨씬 더 능력 있고 명망이 있는 인사를 원장으로 영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연구원은 공사업계의 고된 땀방울과 시공현장에 배인 눈물을 원동력으로 태동했다.

첫 항해에 나선 연구원 원장의 자리는 잠시 쉬었다 가는 공원 벤치가 아니다. 거센 파도를 헤치고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커다란 키를 움켜 쥔, 거대 함선의 선장과도 같은 자리인 것이다.

더욱이 연구원 원장의 자리가 정치적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위한 의전(儀典)의 자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연구원이 발족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원장 선임을 위해 고민하고 있을 연구원 관계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아울러 이 관계자들이 공사업계의 뜨거운 한숨과 눈물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어루만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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