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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봉의 마케팅> 공급자와는 어떤 관계가 바람직한가
<전정봉의 마케팅> 공급자와는 어떤 관계가 바람직한가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2.03.09 10:33
  • 호수 1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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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와는 어떤 관계가 바람직한가

전통적으로 기업은 다른 기업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한다고 여겼다. 이러한 경쟁의식은 공급업자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됐다. 그러니까 공급업자와의 관계에서 '한쪽이 승리를 하면 다른 한쪽은 패배한다'는 제로섬게임의 논리가 적용됐던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만일 어떤 기업이 구매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을 했다면, 그 기업의 공급업자는 결국 패배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기업은 공급업자들을 서로 경쟁시킴으로써 구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런데 근자에는 공급연쇄 관리의 측면에서 공급업체와의 협력 관계가 새롭게 부각이 되고 있다. 공급연쇄는 상류에서 하류까지, 즉 원재료에서부터 소비시점까지의 전체과정을 뜻한다. 예를 들면 셔츠를 만드는 제조업자는 상류로는 천을 짜는 방직업자를 거쳐 실을 만드는 방적 업체가 있으며, 하류로는 유통업자를 거처 최종 소비자에 이르게 된다. 이 전체과정에서 가치의 부가와 비용의 감축을 위해서는 각 조직이 상호의존적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유럽공동체내에서의 자동차 부품산업에 대한 연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연구는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들에 비하여 유럽회사들이 효율면에서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일본기업들은 공급업체들과 계열을 구성하여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고 있으나, 유럽이나 미국의 기업들은 공급연쇄상에서의 물류의 통합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는 다른 나라들 보다 공급업체와의 협력관계를 중시 해 왔다고 인정받고있는 일본기업들을 중심으로 공급자와의 협력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90년대 중반이후부터 불기 시작한 가격파괴가 그 원인이 되고 있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일본경제는 오랜 번영을 구가하던 버블경기가 퇴조하고 불황에 빠져들게 되었다.

따라서 맥주, 콜라 등 식품을 비롯하여 필름, 세제 및 섬유제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처서 가격하락 경쟁이 일어났다. 이런 가격하락 경쟁상황에서 원자재와 제품을 조달하는데 계열외의 기업과 거래를 하는 것이 저렴하다면 굳이 계열사와 거래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계열 관계가 가장 돈독했던 자동차 회사의 경우에도 계열관계에서 균열을 보였다. 경영실적의 악화로 고심하던 닛산 자동차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이제까지 지켜온 하청계열사로부터 부품 구매방침을 바꾸어 경쟁사인 도요타 자동차 계열의 부품회사로부터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생산물량이 많은 도요다 계열의 협력업체들 쪽이 부품 1개당 단가가 조금 낮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 할 때, 공급업자들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으로 끝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각 산업부분 마다 그에 적합한 공급자와의 관계를 정리 해 본 후 합리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은 공급자와 단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단 공급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공급자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신뢰 할 수 없는 공급자와는 경쟁입찰 방식의 단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기업들이 공급업자들과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관계가 신뢰와 협력에 바탕을 두고있기 때문인데, 가끔은 기업과 공급업자의 관계에서 일정한 시점에 이르면 공동의 이익보다는 개별적인 이익에 바탕을 두고,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함으로써 협력관계가 깨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실로 안타까운 서로의 패배를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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