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식에 맞춘 날림 시공 의혹
관리 소홀 코레일 허둥지둥
안전 보장 안되면 공염불
고속 질주하던 KTX가 LTE-R 통신 시스템 장애로 안전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22일 개통된 KTX 경강선의 무선통신시스템이 2월 6일까지 망접속 실패 등 총 41건의 통신 장애를 일으킨 사실이 MBC에 보도되면서 통신망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음이 알려졌다.
통신시스템 개발 관계자도 개통 날짜에 맞추느라 시공기간이 빠듯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KTX 경강선은 일반철도 노선이 끝나고 최고 시속 250km를 넘나드는 만종역부터 통신이 단절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관제센터와 연결을 시도하던 기장이 비상용 휴대장치를 켰지만 이 또한 원할한 접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고속으로 달리던 KTX는 이미 횡성역에 도착한 상태였다.
코레일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해당 노선 안전 점검을 마친 직후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 소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KTX에 대한 통신장애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뒤늦은 수습에 열을 올렸다. 특히 개통 전에 점검돼야 할 통신 장애를 예방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경강선은 특성상 터널과 산악 지형 등으로 일부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속한 시정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강선의 산악지형 특성 등으로 인해 위치파악시스템(GPS)의 수신감도가 미약했고 LTE-R, 즉 철도통합무선통신망 센터 설비와의 간헐적 접속 불안정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는 자동화된 열차제어시스템으로 운행되고 있어 통신 장애로 인해 열차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우려는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KTX 경강선은 차상무전기와 예비용 휴대 무전기로 이중화돼 있는데다, 동시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도 규정에 따라 휴대전화를 사용해 운행정보를 교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KTX 경강선 통신시스템 개발 관계자는 “2014년 12월부터 1년 동안 ‘LTE-R’을 개발하고 지난 해 12월 개통한 원주~강릉에 설치돼 운영 검증을 마쳤지만 산악 구간이 많은 해당 노선에서 100% 통신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고속으로 이동하는 철도 특성에 맞게 중앙제어장치, 지상 장치(안테나), 차상 장치(기관사용 단말기), 휴대용 단말기(승무원·작업자용) 외에 통신 장애에 대비한 추가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향후 10년 간 총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일반·고속철도 등 전국 전체 철도노선의 통신시스템을 LTE-R로 대체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통신망 구축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올해 개통하는 소사~원시, 2020년 개통하는 서해선·중앙선·장항선, 2021년 개통하는 대곡~소사 등 노선에 LTE-R 통신망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