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36 (금)
[이슈]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 구축 ‘잘 될까?’
[이슈]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 구축 ‘잘 될까?’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8.04.09 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개 시·도 2만4000대 대상… 3년간 445억 투입

업계 "월 6만원에 인프라 유지보수까지 ‘덤터기’ 우려"

정부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시민들이 이 사업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이 시민 통신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버스 내 공공 와이파이 '맛보기'로 그칠지를 두고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

 

■전국 시내버스에 와이파이 구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전국 시내버스에 공공 와이파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의 '버스 공공 와이파이 임차운영 1차 사업' 사전 규격을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6개 시·도의 시내버스 4200대에 공공 와이파이 AP를 설치·운영하기 위해 약 7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정부·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부담하며, 사업자가 구축을 한 뒤 이를 임차 운영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사업자 선정 후 설치·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9월부터 버스 내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사업을 포함해 3년간 445억원 가량을 들여 전국 2만4000대의 시내버스까지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확대해 시민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설치되는 와이파이 AP 장비는 시속 80㎞로 주행 시 20명이 동시 접속해도 1인당 평균 2Mbps 이상으로 통신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720×480픽셀 화면 크기의 동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차량 운행이 중단됐을 때도 장비가 작동할 수 있도록 비상전원을 갖춰야 한다. 인터넷 연결을 위한 무선 백홀은 서비스 조건 및 환경에 따라 LTE, TVWS, MHN 등을 복수로 적용할 수 있다.

 

■월 6만원에 요구사항 넘쳐나

문제는 책정된 예산만으로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규격에 따르면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 사업을 위한 임차료는 버스 1대당 6만원에 불과하다"며 "그 가격에 100GB 데이터를 제공하고 장비 유지보수까지 해야 한다는데, 사업자가 무슨 비영리 자선단체인가"라고 정부의 예산 계획에 대해 비판했다.

사전 규격은 버스 내 제공되는 공공 와이파이가 100GB 데이터 제공이 이뤄져야 하고, 이용객이 많은 노선은 최소 50GB가 추가 제공될 수 있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또한, 장애 발생 접수 후 12시간 이내에 서비스 복구가 가능해야 하고, 이를 위해 권역별 유지보수 인력 운용을 해야 한다는 부분도 담겨 있어 사업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 통신비 절감 효과 '의문'

서울시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버스 이용객(환승 포함) 수는 하루 평균 420만명이며, 시내버스 수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6972대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버스 1대당 월 이용객 수가 1만8000명 수준이다. 이번 사업으로 시내버스 1대당 월 100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면, 서울 시내버스 이용객 1명당 월 5.5MB 데이터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한, 버스 내 공공 와이파이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헤비유저'가 있다면, 그만큼 잔여 데이터 양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사전 규격에 따르면 제공 데이터가 모두 소진될 시에는 속도제한이 적용된다. 이 경우 이용객에게 2Mbps 속도의 공공 와이파이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방침이 퇴색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버스 이용객 모두가 와이파이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도 "속도 제한 문제는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공 와이파이, 대안은 없나

업계에서는 시민 통신비 절감이라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에 무선 백홀 기반의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지하철 역사, 관광지, 공원, 버스 정류장 등 고정 장소에 유선으로 연결된 공공 와이파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광지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향후 버스 정류장에 공공 와이파이 인프라를 설치하는 방안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예산을 더 투입해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의 데이터 제공 양을 늘리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했다.

정부는 국고 지원기간 이후에는 사업자의 자체 운영을 위해 플랫폼과 연결된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등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시범운영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19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