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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포기할 수 없다! '먹는 즐거움' 눈으로 읽자
[신간] 포기할 수 없다! '먹는 즐거움' 눈으로 읽자
  • 박광하 기자
  • 승인 2018.08.28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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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일에 치여 사는 한 중년 남성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옴니버스 구성의 만화,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가 에세이집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를 썼다.

스스로를 '즐거운 탐식가'라고 부르는 그가 쓴 이 책에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음식을 즐기는 일상 음식 탐닉기가 펼쳐진다.

책에 등장하는 메뉴는 라면, 돈가스, 카레라이스, 메밀국수, 샌드위치 같은 평범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는 이 음식들을 '그냥' 먹지 않는다. 면발이 살아 있는 라면을 먹기 위해 조리대에서 가까운 카운터 자리를 사수하고, 식사를 다 끝낼 때까지 돈가스와 양배추의 양을 세심하게 조율하며, 고기구이를 다 먹고 난 뒤에는 입안에 남아있는 육즙의 여운을 놓치지 않는다. 자리 선정부터, 메뉴를 고르는 순간의 설렘,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의 즐거움, 첫입을 맛보았을 때의 짜릿함까지.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이게 하는 위험한 책이다.

음식점을 고르고, 음식을 주문하고, 맛을 즐기는 과정은 일본의 장인정신과 '시니세(老鋪)' 문화의 세례를 받은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100년 이상 장수한 음식점을 일컫는 '시니세'는 일본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고, 지역에서 자랑하는 관광 콘텐츠로 대우받을 정도다.

가게마다 레시피에 자부심을 갖고 있듯이 음식을 어떻게 먹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도 각론이 나뉠 것이다. 그런 문화 속에서 저자는 나름대로 먹는 것에 대한 '철학'을 개발한 게 아닐까.

문득, 음식점 등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90%를 기록한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에 허덕이는 음식점들이 지금의 경제적 곤란을 견디고 동네에서 사랑받는 시니세로 남길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자못 크다. 그래야 '먹는 장인'도 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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