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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불매 한창인데…방송장비 국산화 오리무중
일본산 불매 한창인데…방송장비 국산화 오리무중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9.09.30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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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등 제작∙편집장비 독점구조
대체품 전무…브랜드 파워 무시 못해

송출∙송수신 ‘명맥’…UHD 투자 주효
비방송∙1인미디어 시장 공략해야

한∙일 무역갈등 속 소비자의 일본산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방송장비의 국산화는 여전히 묘연한 상황을 보이고 있어 업계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무역 제재는 국내 산업계에 일본 제품 및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번졌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가 일본이 공급하던 장비 및 소재를 국산화하거나 새로운 수급처를 물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반면, 방송장비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일본 제품의 독점 구조가 타산업에 비해 유난히 뿌리깊기 때문이다.

방송장비는 크게 제작∙편집장비, 송출장비, 송수신장비 등으로 나뉘는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제작∙편집장비가 꼽힌다. 특히 카메라는 일본산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산 불매가 가능하려면 어디까지나 대체할 제품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제작∙편집장비는 일본 제품을 대체할 국산은 물론 제3국가의 제품조차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업계는 지금 당장 유수의 대기업이 카메라 시장에 뛰어든다 해도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렌즈 제작 및 광학 기술 등에 기술장벽이 높고, 개발기간 대비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국산이 그나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쪽은 송출, 송수신장비다. 이는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 광통신 인프라 및 이동통신기술 등이 기반이 됐기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세계 최초 지상파 UHD방송을 상용화하는 등 UHD로의 세대교체에 발맞춰 일찌감치 ATSC 3.0 송신기 및 HEVC 인코더 등의 개발에 투자가 이뤄진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방송장비의 국산화가 의미가 있으려면 단일 품목이 아닌 패키지 형태의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는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국내 산업구조상 크나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한 때, 분야별 전문기업이 모여 패키지 단위의 시스템을 공급코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일각에선 시장 자체의 침체가 방송장비의 국산화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사는 갈수록 줄어드는 광고수익과 IPTV 및 OTT, 개인방송과의 경쟁으로 투자여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며 “세계 최초의 UHD방송까지 상용화했지만 한자릿수에 불과한 직접수신율 때문에 추가 투자의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방송사 영역으로 눈을 돌리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비방송사란, 방송국을 제외한 기업, 학교, 교회, 공공기관 등의 구내방송시스템, 스튜디오 장비 등을 의미한다. 현재 많은 국내 기업들이 비방송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1인미디어 시장도 긍정적인 요소다. 혼자서도 간단히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 장비는 현재의 수준으로도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제품을 국산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업체 관계자는 “일본산 방송장비 불매는 프로그램 제작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어차피 방송시장의 큰 흐름이 통신과의 융합으로 가는 만큼,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시키는 것이 해답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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