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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이 깃든 술 이야기] 22. 가을에 즐기는 술 '국화주'
[맛과 멋이 깃든 술 이야기] 22. 가을에 즐기는 술 '국화주'
  • 김한기 기자
  • 승인 2019.10.1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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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한창인 지금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무엇일까. 이즈음 지천으로 피는 노란 국화로 담근 국화주가 제격일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중양절(음력 9월 9일)이 되면 장수를 기원하는 목적으로 국화주를 마시곤 했다.

음양오행설에서 9는 양(陽)의 숫자로 양기가 강한 9가 두번이나 겹치는 날이라 중양절이라 부르고, 높은 곳에 올라 양의 극치인 태양을 가까이 하면 일 년 내내 건강해진다는 믿음으로 이날 산에 올랐다. 이때 주변 야산에 핀 감국을 따서 화전과 차로 만들어 먹거나 술을 빚어 마시는 등 풍류를 즐겼다.

국화주는 두견주와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절기주 또는 가향주 중의 하나로 평소에 빚어 마시는 가양주에 감국을 드리워 가을의 향기와 계절감을 즐겼다. 특히 사계절 피는 꽃을 주재료로 해 빚은 술은 계절의 기운을 담아 특유의 색과 향뿐만 아니라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나아가 몸의 기운을 살리는 약으로 이용됐다. 그중 가을꽃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국화를 이용해 빚은 국화주는 술을 빚을 때 국화를 함께 넣어서 빚는 경우도 있지만 술잔에 국화잎을 띄우면 국화주가 되기도 한다.

국화주는 약주로 분류될 만큼 몸에 좋은 술이다. 예로부터 불로장생 약용주로 널리 알려져 왔는데 국화꽃에는 간을 보호하고 눈을 밝게 해주는 성분이 들어있어 눈의 피로, 백내장, 녹내장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국화꽃은 가을이면 지천으로 피어 쉽게 접할 수 있는 덕분에 옛날에는 누구나 손쉽게 담가먹었다고 한다.

국화가 들어가는 전통주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남 함평에 위치한 자희자양은 스스로 술빚기를 즐긴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양조장이다. 이곳에는 전통방식을 고수해 많은 옹기들이 비치해 있다.

2007년 국화축제에서 처음 선보인 자희향 국화주는 순수전통방식의 약주로 인공감미료는 전혀 넣지 않는다. 100% 함평 친환경 찹쌀, 멥쌀, 누룩, 함평 국화 등의 엄선된 재료를 정성스레 손으로 빚어 약 3개월간의 길고 긴 숙성과정을 거쳐야 자희향 국화주가 탄생한다.

이 술은 친환경 찹쌀의 깊이 있는 풍미와 은은한 황국화 향이 어우러져 미묘한 단맛을 만들어낸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감기다 넘길 때 그 은은한 국화향을 느낄 수 있다. 단맛의 강함보다 국화주만의 독특한 향미가 있어 부드럽고 달콤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을 수 있다.

추석이 가을을 즐기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어 단풍과 국화 모두 구경하기 어려웠다면 지금 이 순간 가을 산에 올라 국화주와 함께 가을을 만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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