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체 통신서비스의 60%는 통신사의 LTE나 5G로 통해 이뤄진다. 그렇지만 나머지 40%는 와이파이로 통신한다.
만약 우리가 사용하는 통신서비스를 와이파이가 아닌 통신사의 LTE나 5G로만 이용할 수 있다면 현재 통신사 중계기 구축비용이 배 이상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정부에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향상과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위한 ‘공공와이파이 구축 및 운영 가이드라인’ 지침을 마련해 지자체에 배포했다.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Adobe Digital Insight)가 발간한 어도비 모바일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비율이 데스크톱과 태블릿은 급감하고 스마트폰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접속할 때 LTE·5G 등 모바일 네트워크가 아닌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신문사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유통관련 웹 사이트는 스마트폰 접속의 60%가 와이파이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주요 여행사 및 금융 서비스, 자동차, 보험 회사 등의 사이트도 스마트폰 접속의 50% 이상이 와이파이 사용자라고 한다.
현재 통신사 발표에 따르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30%로 증가하고 있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젊은 층을 포함해 아직도 통신요금에 민감한 70%의 서민층은 무료 와이파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 공약인 공공와이파이 확대 사업은 다행스럽게도 전국의 버스 3만여 대와 열차, 관광지, 공원 등에 지자체별로 공공와이파이 구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와이파이 확대 구축에 따른 많은 혜택 중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무엇보다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70% 서민층의 통신비가 절감될 것이다.
두 번째,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을 위해 해외에서 우리가 많이 느꼈던 불편함 없이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세 번째, 서민을 위한 여가 활동 및 문화생활에 필수인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제공될 것이다.
네 번째, 공공와이파이 확대 구축으로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이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국 초·중·고 스마트스쿨과 버스 와이파이 등 구축사례를 보면,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최대한 크게 만들어 대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충분한 이윤을 확보하지만 결국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도급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와이파이 인프라구축과 공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공공와이파이 확대 구축에 따른 개선과 고려 할 부분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사용자 접속이 까다롭고 와이파이 이용을 위해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공공와이파이 사용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접속을 단순화 하고 쉬워야 한다. 접속이 복잡하거나 요구사항이 많을 경우 와이파이 사용을 포기하고 LTE를 이용하게 된다.
두 번째, 공공와이파이와 관련하여 가장 위험한 보안 문제는 암호화를 하지 않는 것이다. 데이터를 암호화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로컬 와이파이를 암호화 하는 것으로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대부분 와이파이 기기들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암호화 기술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독자적으로 구축한 공공와이파이의 경우 개방형으로 서비스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무선 환경에서의 보안은 끊임없이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세 번째, 공공와이파이는 공유자원이므로 소수의 특정인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트래픽을 제어하고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이 필요하다.
네 번째, 공공와이파이는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설치된다. 지하철과 같은 고밀도 공간의 경우, 강한 와이파이 신호는 많이 있지만 접속이 안되고, 접속되더라도 속도가 매우 느린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불안정한 와이파이 서비스의 핵심 원인은 커버리지 보다는 와이파이의 성능과 용량,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 및 백홀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대부분 모바일 기기는 2.4GHz와 5GHz 듀얼밴드를 지원하며, 5GHz 주파수 대역은 2.4GHz 주파수 대역에 비해 더 많은 채널과 매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무선 데이터 통신이 LTE에서 5G로 전환되듯이 와이파이도 2.4GHz에서 5GHz로 세대교체 되고 있다. 그러므로 공공와이파이는 5GHz를 기반으로 설계되어야 더 우수한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
다섯 번째,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핵심 요소 중의 하나는 백홀(Backhaul)이다. 와이파이 장비와 솔루션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백홀 대역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좋은 성능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평균 접속자 수를 파악하고, 1인당 제공하려는 대역폭을 계획하여 이에 맞는 백홀 회선을 제공해야 한다.
공공와이파이는 이제 수도나 도로, 전기와 같이 사회의 공공 인프라가 되어가고 있다. 공공와이파이가 통신비를 절감하기 위한 단순한 인터넷 접속 기능을 뛰어넘어 향후 사물인터넷 기기의 접속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면,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서비스는 크게 증가할 것이고 공공와이파이에 대한 만족도는 더 한층 높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