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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보통신공사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기획] 정보통신공사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03.30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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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숙원 ‘공사업법 개정’ ‘불합리한 규제해소’ 힘 모아야

설계·감리자격 개선 급선무
법정보험료 원가반영 절실

소규모 공사는 대기업 제한
중소업체 사업기회 넓혀야

물품공급 기술지원 확약제도
구매·설치 발주개선 등 필수
정보통신공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고, 불합리한 각종 규제를 정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ETRI]
정보통신공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고, 불합리한 각종 규제를 정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ETRI]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품질 지능형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각종 융합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보통신공사업도 기존의 정보통신설비의 시공과 유지보수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융합설비 분야의 ICT인프라 고도화를 선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정보통신공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고, 불합리한 각종 규제를 정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왜곡된 설계·감리 도급 바로잡아야

정보통신공사업법의 합리적 개정은 건전하고 공정한 시장환경을 조성하고, 정보통신설비의 시공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다.

정보통신공사업계는 최근 수년간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설계 및 감리 수행자격 개선 △불공정 행위 금지 및 법정보험료 공사원가 반영 근거 마련 △소규모 공사의 대기업 참여제한 등에 초점을 맞춰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20대 국회에서도 업계의 숙원을 담은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 3건을 발의했으나 모두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은 의원입법안 3건이다.

지난 2017년 1월 송희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은 건축사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용역업자도 정보통신공사에 대한 설계 및 감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건축물 내 정보통신설비의 설계·감리업무는 건축사법에 따른 건축사만이 수행할 수 있다.

이에 ICT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지 않은 건축사가 정보통신공사 설계·감리업체에게 정보통신설비의 설계 감리업무를 하도급 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보통신공사 설계·감리의 품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부실시공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왜곡된 도급구조는 부당한 저가 하도급과 수직적 협력관계를 고착화시킬 공산이 크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ICT분야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한 정보통신용역업자도 정보통신공사 설계·감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인 기틀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공정한 시장 환경조성' 기틀 마련해야 

2017년 8월 변재일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은 불공정 행위를 한 발주자(수급인) 또는 수급인(하수급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영업정지를 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주자(수급인)가 수급인(하수급인)에게 공사 시공과 관련해 자재구입처를 지정하거나 부당한 대금결정 및 경영간섭을 하는 행위는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로 꼽힌다.

부당하게 공사 원가비목을 삭제하거나 반영하지 않는 행위 역시 시공업체를 옥죄는 불공정 행위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개정안 발의의 기본취지다.

아울러 개정안은 공공분야는 물론 민간분야의 정보통신공사 발주자로 하여금 공사원가 산정 시 관계법령에 따른 보험료와 공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각종 비용을 공사원가에 반영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수급인이 작성한 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적힌 금액이 실제로 지출된 보험료보다 많은 경우 발주자가 정산해 적정공사비를 반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공품질을 확보하고 중소 공사업체의 경영부담을 해소하도록 했다.

2017년 8월 박범계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은 소규모 공사에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중소기업 간 경쟁시장이었던 10억원 이하의 소규모 정보통신공사 영역까지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참여해 중소 공사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문제를 바로잡자는 취지다.

정보통신공사업 연관 산업분야에서는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전기공사업의 경우 지난해 10억원 미만 공공 전기공사에 대한 대기업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전기공사업법령이 개정됐다.

정보통신공사에 비해 10배 이상 시장규모가 큰 건설공사와 소프트웨어사업의 경우에도 이미 건설산업기본법과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각각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대기업의 입찰참여 제한 제도가 도입돼 있다.

한편, 4월 15일 총선 후 21대 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모두 자동으로 폐기된다.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후 법률 개정안을 다시 발의해 해당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사실상 특정업체만 계약이행 가능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원활한 경영과 공정거래를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는 일도 정보통신공사업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물품공급·기술지원 확약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공공공사를 집행하는 계약담당 공무원은 특수한 성능 등을 요구하는 물품구매의 경우 해당물품의 제조사 또는 기술지원사와 협약금액을 정해 물품공급 및 기술지원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는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이 협약금액은 입찰참가자의 투찰률(낙찰률)을 고려하지 않거나, 해당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최소한의 판단이 결여된 채 입찰에 부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당물품의 제조사 또는 제조사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특정 소수업체만이 해당계약을 이행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업체들은 낙찰을 받아도 계약체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아울러 계약담당공무원이 계약예규에 명시된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를 모두 낙찰자에게 전가하는 문제도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계약예규에 따르면 특수한 성능 등을 요구하는 물품구매의 경우 계약담당공무원은 입찰공고 전에 제조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협약내용을 입찰공고에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담당공무원이 제조사와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낙찰자에게 물품공급 기술지원협약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낙찰자가 해당 협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부정당업체로 제재를 받고 입찰보증금도 정부에 귀속된다.

계약담당공무원이 제조사와 협약을 체결하더라도 협약금액을 명시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제조사가 무리한 협약금액을 요구해 낙찰자가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계약담당공무원이 제조사와 협약을 체결했으나, 제조사가 특정업체에게만 협약서를 발급해주기 위해 낙찰자에게 협약서 발급을 거부하는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약담당공무원은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낙찰자에게 전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발주자가 제조사와 협약한 금액으로 계약이행이 곤란한 경우 부정당제재 및 입찰보증금 귀속사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중론이다.

그나마 지난해 9월 국가계약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낙찰자 결정전 적격심사를 포기한 자’를 부정당 제재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제조사의 부당한 협약금액 요구 등으로 인한 낙찰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지방계약법령이 개정되지 않아 지방계약법령을 적용하는 기관의 경우 계약이행능력의 심사에 필요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출하지 않거나 서류 제출 후 낙찰자 결정 전에 심사를 포기한 자는 여전히 부정당제재 대상이 됨을 유의해야 한다.

공무원 자의적 판단으로 발주방식 결정

시설공사를 물품·구매 또는 용역으로 발주하는 불합리한 관행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 등 상당수 발주기관에서는 계약 목적물의 원가상 재료비와 노무비를 단순비교 해 계약담당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정보통신설비 등의 설치가 포함된 ‘공사’를 ‘물품구매’ 또는 ‘용역’으로 발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사업에 적정원가를 반영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시공품질 저하 및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공사업을 물품구매 및 용역으로 발주하는 경우 발주자는 시설공사에 반영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계상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수급인은 재해예방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지고 안전지도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물품구매 및 용역으로 발주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설계·감리를 실시하지 않음에 따라 부실시공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불합리한 발주방식은 부당한 산재보험료 산정 및 징수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즉, 조달청 등 공공 발주기관에서 물품구매 및 용역으로 발주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고용노동부 및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공사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건설업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산재요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산정함에 따라 계약상대자의 불만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공사업계는 설치를 수반하는 계약목적물이 공사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공사관련 법령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관련 법령 상 공사는 설치행위 뿐만 아니라 설치를 위한 자재(설비)를 구매 또는 제조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나아가 계약목적물이 공사인지 물품인지 여부는 공사업계와 제조업계 간 분쟁요소가 아니며, 발주기관이 계약목적물의 적정원가를 반영하는지와 계약법 상 공사관련 제도와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는 가에 대한 문제라는 게 공사업계의 주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보통신공사업계는 계약예규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 중 물품·용역·공사가 혼재된 계약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혼재된 계약’이 아닌 ‘계약 목적물의 발주형태에 대한 판단’에 관한 집행기준으로 관련규정을 고쳐, 계약목적물에 정보통신공사업법 등 공사관련 법령에 해당하는 공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살피는 게 타당하다는 논리다.

이 밖에도 정보통신공사업계는 △예정가격 책정기준 등 명시 의무화 제도 개선 △예산안 편성 세부지침 개선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제도 개선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지침 개선 △개별실적요율제 적용대상 확대 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규제개선 과제로 꼽고 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는 올해도 공사업 경영환경 개선 및 회원 권익보호에 초점을 맞춰 정보통신공사업법의 합리적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물품·용역 발주관련 문제점을 개선하고 낙찰률 및 법정요율 상향 등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계약제도를 보완하는 등 회원사의 안정적 경영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더불어 정보통신공사업과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을 위반하거나 입찰참가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등의 불합리한 입찰을 적극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회원 권익보호 및 수익증대를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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