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7:58 (수)
‘ICT 국뽕’에 취한다
‘ICT 국뽕’에 취한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04.13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샛말 중에 ‘국뽕’이란 말이 있다. 나라 ‘국(國)’자에 마약인 ‘필로폰’을 합성한 말로, 우리나라와 관련된 것이라면 덮어놓고 최고임을 주장하는 태도를 희화화해 지칭하는 말이다.

코로나19에 전세계가 발칵 뒤집힌 와중에, 은은하게 ‘ICT 국뽕’에 취하는 기분이다. 연일 한국의 대처를 최고로 치는 외신의 격한 반응에는 우리의 ICT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첫손에 꼽는 것이 확진자들의 동선 파악이다.

어떤 재난대책을 세우든, 사람 스스로 위험을 피해가는 것만큼 확실한 대책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자마자 그 정보가 국민들의 휴대폰으로 전파돼 그 지역을 스스로 피해가게 하는 모습은 외국의 시선에선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일 것이다.

위성항법정보(GPS),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등의 ICT 인프라가 촘촘히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바이러스에 대한 최후의 방어수단인 마스크는 또 어떤가. 초기 마스크 대란의 영향이 없지 않은 탓도 있지만, 우리는 현재 공적 마스크의 재고량을 스마트폰으로 파악할 수 있다.

어디 위치한 약국에 얼마만큼의 마스크가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줄을 설 필요가 없다. 심지어 해당 약국이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되는지, 모 종교단체의 시설과 가까운지 여부도 알려준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굳이 여러 사람이 사무실에 모여 있지 않아도 업무에 큰 지장이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시스템, 화상회의, 소셜미디어 등이 적극 도입됐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재택근무가 불편해 죽겠다는 말은 아이가 놀자고 매달리기 때문이지 이러한 시스템 때문이 아니라 카더라.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심지어 학교도 온라인화 됐다. 전국 초중고 및 대학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다. 선생님의 강의를 실시간으로 듣는 쌍방향 수업형, 녹화한 동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콘텐츠 활용형,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이 가능하단다.

다른 나라라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논의를 시작할 것들이 한국에선 ‘이렇게 하자’고 그냥 해버린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세계적으로 시행 중이다. 집 밖을 못 나가자 인터넷 접속이 늘었다. 넷플릭스 등의 OTT서비스가 때아닌 호황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인터넷에 과부하가 걸린다. 각국 정부가 OTT업체들에게 트래픽 부하를 유발하는 대용량 서비스의 품질을 낮춰 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한다.

우리는 그런 거 없다. 코로나로 트래픽이 증가해도 국내 인터넷이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의 60% 정도 밖에 안 된단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그간 정보통신 ‘소비’ 강국이라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던 우리다. 진짜는 위기 때 드러난다고 했던가. 그 소비가 있었기에 우리는 패닉 상태에 빠진 여타 국가들과 달리 평온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자책이 아닌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하다.

따지고 보면 각종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 ICT의 활약이 없었던 때가 없다. 사회안전망으로서 ICT의 가치는 앞으로도 더욱 상승할 것이다.

그 최전선에서 묵묵히 맡은 바 역할을 다 해온 100만 정보통신인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음 속 깊이 경의를 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24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