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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코로나19 시대의 망 중립성
[창가에서] 코로나19 시대의 망 중립성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04.1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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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광풍이 지구촌을 휩쓸면서 일상생활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실종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극심한 불균형 현상이 두드러진다. 산업전반에 활력이 떨어지면서 서비스와 상품의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은 넘쳐나고 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판매자에서 구매자로 쏠리는 모양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코로나19가 바꾼 풍경이다. ‘집콕’ ‘방콕’하며,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이제 일상의 모습이 됐다.

집에서 온종일 스마트폰과 PC를 붙들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트래픽도 급증하고 있다. 분산·클라우드컴퓨팅 전문업체 아카마이에 따르면 3월 말,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은 2월 말보다 약 30% 늘었다. 평소 월 3% 늘어나던 것에 비춰볼 때 증가폭이 10배 정도 커진 셈이다.

이런 변화를 지켜보며 미래지향적 ‘망 중립성’ 정책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망 중립성의 기본원칙은 통신사업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오가는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를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경제가 무르익으면서 망 중립성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데이터를 초다량으로 이용하는 소수에 의해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저해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망 중립성 폐지론은 정보통신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당위론과 맞물려 있다.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을 원활하게 수용하기 위해서는 ICT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인데, 주요 통신사업자의 설비투자 여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가시적 수익모델을 찾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다량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사용료는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유튜브 등의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구글이 망 중립성이라는 우산 아래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같은 특혜 시비를 해소하고 정보통신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분담하는 새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형택 동국대 교수는 “통신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새로운 ICT 생태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시장 참여자들 간의 역할분담에 대한 모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매듭짓지 못한 망 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새롭게 구성된 제2기 망 중립성 연구반을 통해서다.

2기 연구반은 1기 연구반의 연장선상에서 관리형 서비스의 세부 제공조건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데이터의 들숨과 날숨이 몹시 힙겹다. 제2기 연구반이 망 중립성에 대한 합리적 해법을 제시해 스마트 시대의 숨통을 시원하게 터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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