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6:55 (목)
[창가에서] ‘언택트’ 시대를 건너는 법
[창가에서] ‘언택트’ 시대를 건너는 법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05.04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택트(Un-tact)’ 시대다. 불필요한 대면접촉과 소통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버리고 견뎌야 할 것이 참 많다. 화려한 봄날의 완상(玩賞)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려야 하고, 재택근무에 따른 불편과 불안을 견뎌야 한다.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어떠한가. 카메라와 모니터 너머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진행되는 화상수업의 어색함과 답답함을 견뎌야 한다.

언택트 시대의 물줄기는 어디로 흐를 것인가. 지금의 고통스런 시간이 지나가면 그 물줄기는 조용히 사라질까?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언택트 문화는 앞으로도 지속되는 것은 물론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예측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종식이 힘들 것이란 비관론과 맞물려 있다. 최소 1~2년간, 감염병 전염을 두려워하는 사회적·경제적 긴장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각계 전문가의 진단이다.

결국 최근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의 크고 작은 변화들은 잠깐 스쳐가는 유행에 머물지 않고, 미래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게 될 것이란 전망에 이르게 된다. 나아가, 언택트 시대는 새로운 표준과 규범이 지배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와 만나게 될 것이다.

언택트 시대를 슬기롭게 건너가기 위해서는 일상의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혁신적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함으로써 뉴노멀 시대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런 맥락에서, 오랜 논쟁의 틀 안에 갇혀 있는 원격의료에 대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2015년 181억 달러에서 지난해 305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내년에는 412억 달러(약 48조6000억원)로 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중국은 2014년부터, 일본은 2015년부터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의료법 상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다.

18대 국회에서부터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원격의료 허용을 위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원격진료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프로세스, 인프라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법을 손질할 경우 의료사고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반대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그러나, 비대면 선택진료는 시대적 흐름이다. 환자의 안전을 명분으로 원격의료에 무조건 반대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의료접근성 개선이나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감소 등 원격의료의 장점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이에 더해 국내의 우수한 의료진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이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원격의료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는 게 여전히 좀 어색하다. 하지만 그 어색함을 견디며 뉴노멀의 거센 파도에 맞서야 할 때다.

뉴노멀의 물길을 지배하지 못한다면 코로나19 위기극복의 길도 요원하다는 명제를 머리와 가슴에 새겨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3-28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