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 일상과 일하는 방식의 일대 변화를 불러 왔다. 온라인 개학이나 재택근무, 한시적 원격의료 허용 등은 이런 변화의 단면이다.

이 같은 변화와 맞물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어떤 기술이 중요하게 등장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년 이내 현실화 가능성 등 고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할 미래사회의 모습을 전망하고 이런 변화에 대응해 준비해야 할 중점기술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5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과학기술 예측조사는 이에 대한 기초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유망기술에 대한 분석은 △환경변화 전망 △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별 변화상 분석 △유망기술 도출 등 크게 3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과기정통부는 8개 영역별 변화상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5년 이내에 현실화할 수 있으면서 기술의 혁신성과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25개 유망기술을 도출했다.

먼저, ‘헬스케어’ 영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질병진단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분석 △감염경로 예측·조기경보 △RNA 바이러스 대항 백신기술 등 5개 기술을 도출했다.

또한 ‘교육’ 영역에서 △실감형 교육을 위한 가상·혼합현실 기술 △온라인 수업을 위한 대용량 통신기술 등 3개 기술을 제안했다

‘교통’ 및 ‘물류’ 영역에서는 △감염의심자 이송용 자율주행차 △유통물류센터 스마트화 △배송로봇 등의 6개 기술을 추렸다. ‘제조’ 영역에서는 △디지털트윈 △인간증강기술 등 스마트·자동화를 위한 3개 기술을 제시했다.

또한 ‘환경’ 영역에서 인수공통감염병 통합관리 등 2개 기술을, ‘문화’ 영역에서는 실감 중계서비스 등 3개 기술을 각각 도출했다.

아울러 ‘정보보안’ 영역에서 화상회의 보안성 확보 등 3개 기술을 도출했다.

온라인 수업 위한 대용량 통신 등 눈길

헬스케어 영역의 ‘AI 기반 실시간 질병진단기술’은 의료 빅데이터를 AI기술로 분석해 환자의 질병 유무를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SW기술이다.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분석기술’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생체정보를 수집·분석해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기술이다.

교육 영역의 ‘실감형 교육을 위한 가상·혼합현실 기술’은 사용자의 시각과 촉각, 동작인식 등 감각정보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사용자와 VR·MR의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것도 이 기술의 범주에 포함돼 있다.

‘AI·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학습 기술’은 AI가 학습자의 학습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난이도를 조절함으로써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대용량 통신기술’은 온라인 강의 등 대용량 콘텐츠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네트워크 기술이다. 이를 위해 트래픽을 분산시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둔다.

여기에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네트워크 내에서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빅데이터 전송기술이 포함된다. 또한 클라우드 저장소를 활용, 콘텐츠를 나눠 보내는 분산전송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국·공립학교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구축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교통 영역의 ‘감염의심자 이송용 자율주행차’는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의심을 받는 사람이 공항과 자택, 병원 사이를 원활하게 이동하는 데 필요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도심 내 주요거점의 연결 등을 위한 기술도 제공한다.

‘개인 맞춤형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는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후 최종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한 개인용 소형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통합교통서비스’로 풀이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차와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합해 최적화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물류 영역의 ‘ICT기반 물류정보 통합플랫폼’은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기반의 물류정보를 디지털화 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물류정보 플랫폼을 표준화함으로써 실시간 예측 배송과 재고관리를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

‘유통물류센터 스마트화 기술’은 제품 및 부품의 입고에서 출고에 이르기까지 물류센터의 소량 다품종 화물 처리과정을 지능화·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제조 영역의 ‘디지털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문화 영역의 ‘실감 중계 서비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실시간 실감형 영상·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가상현실(VR) 방송이나 3D TV와 같이 시청자의 현실감과 몰입감을 높여준다.

‘드론 기반의 GIS 구축 및 3D 영상화 기술’은 드론에서 취득한 영상데이터를 이용해 지리정보데이터를 구축하고 후처리 공정을 통해 3D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정보보안 영역의 ‘화상회의 보안성 확보기술’은 기존 화상회의의 보안성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 아울러 참여자 인증이나 화상·데이터 전송, 녹화 제한, 파일 송수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양자 얽힘 기반의 화상보안통신기술’은 양자의 얽힘 현상을 이용해 암호키 전달 방식으로 통신체계의 보안성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 기술은 보안분야 화상회의나 양자컴퓨터용 데이터 통신 등에 쓰일 수 있다.

‘동형암호 이용 동선 추적 시스템’은 암호화 해제 없이도 연산을 할 수 있는 동형암호를 이용한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동선추적 등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기술전략’ 곧 제시

지난달 29일 과기정통부와 KISTEP이 개최한 온라인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유망기술을 조망하는 자리가 됐다.

‘코로나19가 바꿀 미래 : 어떤 기술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임현 KISTEP 기술예측센터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유망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이동훈 ㈜카카오 프로젝트 매니저), 반가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센터장 등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해 유망기술의 파급효과와 신속한 기술실현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포럼을 시작으로 산·학·연 기술전문가 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19 유망기술과 관련된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밍(Jamming)’ 방식의 집단지성 활용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재밍은 IBM이 미래기술예측과 기술로드맵 수립을 위해 활용한 이후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수렴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포스트 코로나19 유망기술에 대한 국민·전문가 제안 및 토론 등을 통해 지속적인 보완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로써 조만간 ‘포스트 코로나19 과학기술 전략방향’을 제시하고, 향후 집중 투자가 이뤄지도록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바뀔 국민의 삶과 경제·산업 구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혁신기술 발굴을 위해 일반 국민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기술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함께 민·관이 함께 협업하는 R&D 수행체계 혁신을 통해 관련 서비스가 조기에 활성화되고 시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민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