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향후 5G 설비투자 부담
5G 스마트폰 고객유치를 위해 불법 보조금을 살포한 이통3사가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지난 2014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의 과징금을 받았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이통3사가 5G 확산 및 유통점과 상생에 기여한 점이 고려돼 당초 예상보다 과징금 부과가 경감됐다.
하지만 과징금 부과 경감이라는 방통위의 결정이 이통3사 봐주기 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단통법을 위반한 이통3사에게 SKT 223억원, KT 154억원, LGU+ 135억원 총 51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아울러 사전 승낙제를 위반하거나 부당하게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한 125개 유통점에 대해서도 총 2억 724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통3사의 119개 유통점에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4만6000원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지원금은 현금 지급, 해지위약금 대납, 할부금 대납 뿐 아니라 사은품 지급이나 카드사 제휴할인 등의 방식도 활용됐다.
가입유형이나 요금제에 따른 이용자 지원금 차별도 확인됐다.
신규 가입자보다는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에 대해 22만 2000원을 더 많이 지급하고 저가요금제에 비해 고가요금제에 29만2000원을 더 많이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용자를 차별했다.
방통위는 이통3사가 가입유형과 요금제에 따라 과도한 차별적 장려금 등의 판매조건을 제시하여 유통점이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유도해 법 제9조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수차례에 걸친 방통위 행정지도에도 불구하고 위반행위가 지속돼 조사에 나섰다"면서 "조사 이후 이통3사가 안정적으로 시장을 운영한 점, 조사에 적극 협력한 점, 자발적으로 재발방지 조치를 취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 감경비율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3사는 이번 시정조치 의결과정에서 유통점에 대한 운영자금, 생존자금,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조기투자 등을 위해 총 7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과징금 규모가 당초 발표 전 예상했던 것 보다 적게 나와 이통3사는 안도하면서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설비투자를 이어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침체로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과징금 부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다면 제대로 된 5G 설비투자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정작 피해는 소비자가 봤는데 이통3사의 과징금을 경감해 주는 것은 봐 주기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측은 논평을 통해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가 불법보조금 재발방지나 통신시장의 공정화에 턱없이 부족하고 명백한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이통3사 봐주기에 불과한 과징금 처분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적발한 5G 불법보조금 전체규모와 이로 인해 이통사가 얻은 이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불법보조금 만큼의 금액을 단말기 출고가와 이동통신요금 인하로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