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인증받은 업체 두곳뿐
올해 하반기 착수 불분명
5세대(5G) 28㎓ 대역 기지국 장비의 구축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국내 이동통신사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들이 지난달까지 구축한 기지국 가운데 28㎓ 대역 장비의 설치 실적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반면, 28㎓ 장비와 달리 3.5㎓ 대역 기지국 구축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비교된다.
이통3사는 지난달까지 3.5㎓ 대역 기지국을 약 4만여곳씩을 구축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 5월 5G용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내면서 이통사들이 연차별로 5G 기지국을 구축하도록 조건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3년차인 2021년까지 28㎓ 대역을 지원하는 빔포밍·다중입출력(MIMO) 기능 등을 갖춘 안테나 통합형 장비 1만5000개씩을 설치해야 한다.
3.5㎓ 대역 기지국의 의무 설치 목표는 3년차의 경우 2만2500국, 5년차(2023년)는 4만5000국이다.
결국, 이통3사는 3.5㎓ 기지국의 경우 의무 설치 목표를 조기 달성한 반면 28㎓ 장비에 대해서는 출발선을 벗어나지도 않은 것이다.
28㎓ 장비의 인증을 통과한 업체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동통신 장비의 적합성평가를 담당하는 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 관계자는 5G 28㎓ 장비의 적합 인증을 받은 업체는 삼성전자, 에릭슨 2곳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28㎓ 대역을 활용한 5G 이통서비스를 상용화한 상태다. 버라이즌과 T모바일은 28㎓, AT&T는 39㎓ 대역의 5G 서비스를 워싱턴DC, 시카고, 로스엔젤레스 등 주요 대도시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계에서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을 특징으로 하는 5G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3.5㎓보다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28㎓ 설비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다운로드 속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5G 3.5㎓ 대역은 1Gbps 정도인 반면 28㎓에서는 이보다 수배 빠른 4Gbps 성능을 보인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28㎓의 주파수 파장이 3.5㎓보다 짧은 특성 탓에 기지국의 통신범위나 회절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인구밀집지역이나 실내 등을 중심으로 28㎓ 장비를 구축한다면 보다 빠른 속도의 5G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정한 의무 설치 목표가 설정돼 있는 만큼 이통사들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28㎓ 장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