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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지상파UHD, ICT 고도화 발목잡는다
‘개점휴업’ 지상파UHD, ICT 고도화 발목잡는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08.1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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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범람 속 콘텐츠 경쟁력↓
방송수익 급감에 7조 투자 ‘공수표’

방치된 700㎒ 주파수…통신업계 ‘한숨’
“UHD 의무편성 비율부터 지켜야”

지상파UHD 방송이 수년째 ‘제로’에 가까운 수신율을 보임에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자 결과적으로 ICT 고도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5월 세계최초로 지상파UHD 방송이 시작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향후 10년간 약 7조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장 효율이 좋다고 평가받는 700㎒ 주파수가 UHD용으로 할당됐다. 당시 정권 교체의 타이밍과 맞물려 정치적 활용도가 높은 방송에 더욱 힘을 실은 정부의 결정이었다.

‘황금주파수’를 두고 경쟁한 통신업계는 볼멘소리를 냈지만 크게 손해볼 것 없는 장사였다.

UHD는 HD 대비 최소 4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한다. 특히 방송사들이 UHD 전환을 계기로 IP 기반의 양방향∙맞춤형 서비스, 모바일 방송 등을 구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에서 기본적인 네트워크 인프라의 세대교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방송사가 내세운 7조 투자 계획이 정상적으로 집행됐을 때 얘기일 뿐, 현재로선 사실상 ‘공수표’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큰 원인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의한 수익 악화다.

굳이 지상파 UHD 방송이 아니더라도 요즘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 자체를 잘 보지 않는다. 대세는 유튜브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보는 것이 당연해졌다. 지상파의 인기 드라마, 예능조차 하이라이트 부분만 편집된 영상을 유튜브에서 시청하는 식이다.

시청자의 눈길을 오래도록 잡아두지 못하니 광고 수익은 급전직하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운 글로벌 OTT서비스인 넷플릭스가 안방을 점령하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사의 지위도 잃어가는 형국이다.

오히려 부족한 지상파 UHD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는 UHD 프리미엄 서비스로 보완되는 모습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지상파UHD를 봐야할 이유가 더욱 사라진 셈이다.

투자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상파UHD용으로 할당된 700㎒는 개점휴업 상태에 직면했다. 통신업계는 이 주파수 대역이 진작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됐다면 ICT 고도화에 한몫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적 트렌드도 700㎒는 통신용으로 분류된다. 국제표준화기구 ITU는 700㎒를 이동통신 공통대역으로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무리하게 지상파UHD도 포함하는 바람에 700㎒를 잘게 쪼개서 할당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700㎒ 대역은 방송, 통신, 재난안전용으로 각각 30㎒, 40㎒, 20㎒가 분배된 상태다.

하지만 주파수를 잘게 쪼갤수록 간섭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보호대역이 또 필요하게 된다. 당시 황금주파수가 누더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통신업계의 시뮬레이션 결과, 지상파UHD 방송과 이동통신망의 간섭문제가 실제로 발생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해당 이통망이 재난안전용일 경우, 인명 피해까지 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지상파UHD가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이상, ICT 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통신업계는 공짜로 황금주파수를 가져갔으면 최소한 정부가 정한 UHD 의무편성 비율부터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UHD 허가조건으로 부여한 UHD 의무편성 비율은 2017년 5%, 2018년 10%, 2019년 15% 이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기준을 충족시킨 방송사는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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