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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한 공정위 역할
[기자수첩]잠정 동의의결안에 대한 공정위 역할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0.08.27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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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애플이 마련한 ‘잠정 동의의결안’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애플이 제출한 시정안이 타당성을 인정받게 되면 과징금이나 타 법적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갑질 혐의가 인정되면 규정상 매출액의 2%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전체 과징금 규모는 1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와 애플이 ‘잠정 동의의결안’에 합의(?)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징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동의의결은 거래 상대방에 피해를 준 사업자가 스스로 개선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로, 공정위가 의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면 애플은 과징금이나 검찰 고발 같은 법적 제재를 피할 수 있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대한 광고비와 무상수리 서비스 비용 부당 전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허권·계약해지와 관련해 이통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보조금 지급과 광고 활동에 간섭한 혐의도 있다.

애플코리아는 공정위가 2016년부터 심사 중인 거래상지위남용 건에 대해 2019년 6월 4일 동의의결 절차의 개시를 신청했으며 공정위는 2020년 6월 17일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동의의결 개시결정 이후 애플코리아와 수차례에 걸친 서면 및 대면 협의를 통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잠정 동의의결안에는 광고비용 분담 및 협의절차 개선, 보증수리 촉진비용 폐지 등 거래질서 개선방안과 1,000억원 규모의 사용자 후생제고 및 중소 사업자 상생지원안이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애플은 거래질서 개선을 위해 광고기금의 목적과 원칙을 명확히 규정하고 광고비용의 적용범위를 조정하며 대상제품에서 일부를 제외하는 등의 시정안을 제시했다.

또한 최소보조금의 수준도 이통사의 요금할인 금액을 고려하여 조정하기로 했고 이통사의 광고기금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통사에 자율권을 부과하기로 했다.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에는 △제조분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R&D 지원센터 설립 및 교육프로그램(400억원) △디벨로퍼 아카데미 설립 및 지역대학 및 스타트업과의 협업에(250억원) △혁신학교, 교육 사각지대 및 공공시설에 대한 디지털 교육 지원(100억원)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리비용 할인과 애플케어 서비스 할인 및 환급(250억원)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애플을 둘러싼 동의의결을 통한 시정 방안은 소비자를 비롯해 경쟁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야 한다.

동의의결 도입과정 논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판단 전에 사업자가 피해자 구제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신속한 피해구제를 가능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견해가 제도도입의 명분으로 주장된 바 있다.

동의의결로써 가격인하, 소비자 피해배상 등 다양한 형태의 시정방안을 마련해 기존의 일방적인 시정조치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소비자 피해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구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업자로서는 스스로 위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처분을 받는 것보다는 동의의결 절차를 고려할 것이다.

자칫 법적 책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스스로 각 당사자들의 개별적 이해관계와 적절한 거리를 두어 투명성을 확보하고 동의의결 제도가 경쟁질서 회복을 위한 신뢰 있는 법집행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애플이 밝힌 자정노력을 감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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