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데이터센터 호구
[기자수첩] 데이터센터 호구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0.0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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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하면 떠올리기 쉬운 이미지가 있다. 공장 굴뚝에서 시커멓게 솟아오르는 연기, 자동차의 매연, 각종 폐수가 흘러 든 강 등등 대부분 2차산업, 즉 생산∙제조와 관련된 것들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오염의 주된 요인으로 ICT산업이 지목되고 있다. 일견, 친환경 산업으로까지 생각되던 산업이 언제 이렇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힌 걸까.

주범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 자체가 매연을 뿜고 폐수를 배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전력사용량으로 인해 그에 들어가는 전력을 생산하고자 돌아가야 하는 발전소가 문제다. 그 발전소가 전력을 생산하면서 발생시키는 부산물들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논리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는 늘었으면 늘었지 절대 줄어들 리는 없을 듯하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모든 산업에 비대면 바람이 불고 있고 ICT에 의존한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데이터 트래픽은 말할 것도 없다.

공장은 생산을 하지 않으면 가동을 중단하면 되지만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돌아가야 한다. 한순간도 인터넷이 끊긴 상황을 용납할 수 있으랴. 24시간 전력을 소비한다는 얘기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여러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세우려 안달이 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마치 이들을 유치하는 것이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 마냥 큰 성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데이터센터가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주범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다.

데이터센터가 고용을 창출할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실험을 했는데 고장율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사람이 부딪혀서 발생하는 고장이 없었기 때문이란다. 사람이 없어야 이득이란 소리다.

그렇다면 그들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된 데이터를 우리가 활용할 수 있을까. 정말 말 같잖은 소리일터다.

목적은 단순하다. 전기료가 싸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전되는 일도 거의 없다. 가히, 정보통신 소비강국으로서의 면모가 십분 발휘된 부분이다. 우리가 얻을 이익은 인터넷이 다소 빨라진다는 점이다. 그것도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에서 얘기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어떤 환경적 대책을 제시했는지 알 길이 없다. 해외에선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집은 왜 구글이 목욕물을 댑혀주지 않는가!

넓게 보면 스마트시티 정책과 맞닿아 있다.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 서비스 만드느라 시간과 비용을 들일 게 아니라 이러한 고부가가치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정책을 확고히 수립하는 것이 훨씬 이로울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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