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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NS부터 시작하는 아이들
[기자수첩] SNS부터 시작하는 아이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0.07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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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볼거리가 넘쳐나는 넷플릭스에 유독 눈길을 잡아 끄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오늘날 대중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고찰을 그린 ‘소셜 딜레마’라는 작품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유튜브 등 주요 SNS를 만든 당사자들에게 역으로 SNS를 묻는다. 그런데 그토록 성공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낸 데 대한 자신감, 자부심을 드러낼 것 같았던 그들이 일종의 죄책감에 젖어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SNS의 순기능 보다 역기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요즘이기에 그럴 것이라 짐작이 간다.

미국에서는 SNS가 유행하기 시작한 시기와 10대들의 자살률이 증가하기 시작한 그래프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한다. 네살배기 아이의 부모로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아직 사회적 인격 형성과 가치관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SNS는 매우 위험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4, 50대는 물론 현재 젊은 부모 세대라 할 만한 30대들도 유선전화, 삐삐, PCS폰, 스마트폰 순으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경험해왔다. 최소한 나와 일면식이 있는,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과의 소통이라는 점은 어떤 도구를 쓰든 변하지 않는 기본원칙임을 숙지하고 있다. 아는 사람이기에, 이면엔 ‘예의’, ‘예절’이 전제돼 있음은 두말할 것 없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시작점이 스마트폰이다.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기도 전에 온갖 SNS 앱이 아이들을 유혹한다. 친구들과의 소통은 물론 옛날 같았으면 눈 마주치기도 힘들었을 선생님에게도 스스럼없이 메시지를 띄울 수 있다.

심지어 생전 만난 적도 없는 사람, 연예인, 정치인과의 소통도 가능하다. 사실상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이 사라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이 아이들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할까. 악플에 시달리던 연예인이 정작 악플러를 경찰서에서 마주하면 10대들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도 올바른 SNS 사용에 대한 인문학적 논의와 교육이 이뤄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저 부모의 책임, 아이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이미 SNS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파장과 이슈가 만만치 않다.

이쯤되면 SNS를 만든 이들은 그들의 자식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진다. 결론은 SNS를 금지시킨단다. 자기들이 만들어 놓고 자식들은 못 쓰게 하다니!

‘소셜 딜레마’는 SNS를 멀리하기 위한 방법을 여럿 제시한다. 알람 설정을 모두 끈다, 모든 전자기기를 침실에서 제거한다, 자녀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소셜미디어를 금지시킨다, 자녀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 예산을 짠다 등등. 참 단순해 보이지만 실천하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담배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시작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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