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콘텐츠로 낚지마라
[기자수첩] 콘텐츠로 낚지마라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0.1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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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는 뉴스의 출처는 절반 이상이 SNS로 퍼지는 콘텐츠가 아닌가 싶다.

해당 콘텐츠의 ‘좋아요’ 클릭수, 구독자수 등이 사회 영향력의 지표가 됐다. 콘텐츠의 출연자(제작을 겸한)는 소위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이름의 사회 유명인사로 대접받는다.

돈이 몰리는 건 당연하다. 이윤 추구가 제1의 미덕인 수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을 간과할 수 없을 터다.

콘텐츠 마케팅 컨설팅 기업 콘텐타에 따르면, 전체 영업담당자 중 78%가 콘텐츠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사용하는 채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순이란다. 어쩜 이리도 광고 도배 때문에 들어가기 싫어지는 서비스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모를 일이다.

광고를 하는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를 하지 말라는 건 말이 안 된다. SNS들도 실상은 광고업체니까.

분명한 것은 소비자에겐 광고를 볼지 안 볼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콘텐츠의 탈을 쓴 광고들이 소비자들을 낚으면서 이러한 광고 안 볼 권리를 뺏고 있다는 게 문제다.

최근 유명 유튜버, 연예인들에게서 불거진 ‘뒷광고’ 논란이 이러한 문제의 단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그저 내가 좋아서 찾아본 연예인의 일상인데 그 쪽에선 날 마케팅의 대상으로 대하는 경험은 씁쓸함만을 안겨준다. 드라마 속 아무 맥락없이 등장하는 PPL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조회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다 보니 아예 낚을 작정으로만 제작되는 콘텐츠도 있다.

선정적인 썸네일 이미지나 흥미 위주 제목을 내세워 클릭을 유도하고 정작 콘텐츠는 별 내용이 없거나 말미에 다른 연락처나 SNS 주소를 띄우는 영상들은 정말 얼굴에 철판을 깔았구나 싶다.

이쯤되면 딱, 광고 목적으로만 존재하는 홈쇼핑 채널은 양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콘텐츠의 형태를 띄고 있지 않아서 매출이 하락했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다. 나는 물건을 팔 테니 너는 보고 필요하면 사라, 얼마나 깔끔한가!

필요한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보 채널이요, 채널을 돌리다가도 흥미 있는 제품이 나올 땐 얼마든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기자도 기사라는 일종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여타 매체들이 ‘충격’, ‘경악’ 운운하며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살면서 충격받고 경악할 일이 얼마나 있던가. 당장의 조회수를 높이는 게 전체 언론의 품질 향상에 얼마나 득이 되는지 알 길이 없다.

‘기레기’라는 단어가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후 등장한 말임을 감안하면 답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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