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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장애인 외면, 키오스크 개선 예산 쥐꼬리
어르신·장애인 외면, 키오스크 개선 예산 쥐꼬리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10.1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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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5명 중 3명 버스발권 실패
장애인은 접근 자체 불가능

2년째 사업예산 1억5800원
실태파악·기술 고도화 어려워
고령층과 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이 '이용 불가능' 수준임에도 이에 대한 예산 편성은 턱없이 부족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령층과 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이 '이용 불가능' 수준임에도 이에 대한 예산 편성은 턱없이 부족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교통, 의료 등 제분야에 키오스크 도입이 확산되면서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과 노인 등을 위한 개선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예산 편성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무인화 경향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키오스크는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 패스트푸드점의 50% 이상이 키오스크를 도입했으며, 철도·공항·버스 등 교통과 의료 분야, 영화관 등 일상과 긴밀히 연결된 서비스 분야의 도입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과 장애인 등의 정보취약계층의 정보접근성 침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월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키오스크 사용 관찰 조사’에 따르면, 버스터미널 키오스크 이용 과정에서 70세 이상 노인 5명 중 3명이 표를 구입하지 못했고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이용에서는 5명 모두 주문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낯선 용어, 어려운 조작방식, 심리적 부담을 어려움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실시한 키오스크의 접근성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표본 800대의 공공 단말기 접근성 가이드라인 준수율은 평균 45.5%로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ATM기의 경우는 조금 나은 수준인 67.2%를 기록했다.

또한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조작이 가능한 위치에 키오스크 작동부가 위치한 키오스크 비율은 25.6%,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화면이 위치한 키오스크의 비율은 3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게 시각정보를 음성정보와 함께 제공하는 키오스크의 비율은 27.8%에 그쳤다.

 

[출처=조승래의원실]
                                       [출처=조승래의원실]

2018년 문현주 충북대 교수가 교통 분야 무인 단말기의 장애인 접근성을 조사한 결과 역시 암울하다. 조사 결과 당시 무인 단말기 접근성은 ‘장애인이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접근이 어려운 사례로 △조명이 비춰 몸을 한참 움직여야 디스플레이 화면을 볼 수 있는 경우 △화면이 높거나 기울어져 있어서 앉은 위치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손으로 조작하는 콘트롤 위치가 높은 경우 △발권 티켓을 꺼내는 배출구 및 카드삽입구에 글자 안내만 돼 있고 점자 안내는 돼 있지 않은 경우 △여러 장이 나올 경우 날아가는 경우 △터치스크린으로만 조작할 수 있고 음성안내 등 대체콘텐츠나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 등이 있었다.

디자인에만 신경 써 파스텔톤 배경에 회색 글씨를 넣는 등 명도 대비가 약한 경우도 시력이 약한 사용자는 이용에 불편함을 겪게 된다. 이미지나 안내문을 동작버튼으로 인식해 사용을 포기하기도 했고, 버튼 간격이 가까워 조작이 섬세해야 경우도 있다.

공간이 좁아 휠체어가 키오스크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들도 부지기수다.

상황이 심각함에도 이들을 위한 키오스크 개선사업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조승래의원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조승래의원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정보화진흥원(NI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수행하는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지원사업’에 배정된 2020년 정부 예산이 1억58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정보화 사업 전체 예산 2800억3200만원 중 고작 0.056%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지난해 해당 사업 편성 예산 역시 1억5800원이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노인·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의 키오스크 이용불편 사항을 조사해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현황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의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지난해 실시한 조사도 수도권에 설치된 800대로 대상을 제한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보취약계층의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준수 모델을 시범 제작하고 적용 가능한 분야를 모색하는 ‘키오스크 기술개발 지원’을 진행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부착형 점자 키보드 및 음성해설 기능 △스마트폰 기반 키오스크 서비스 △키오스크 표준 프레임워크(SW) 등을 개발했으나, 역시 예산 부족으로 인해 기술 고도화·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승래 의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개선 지원사업’은 정보취약계층의 키오스크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유일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2년째 예산이 1억5800만원으로 제자리 걸음”라고 지적하며, “디지털화, 코로나19 등으로 키오스크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지금, 과기부는 정확한 전국 실태 파악과 지속적인 접근성 개선 정책이 가능하도록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부처와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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