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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로봇’, 현실로…장애인도 성큼 뛴다
‘웨어러블 로봇’, 현실로…장애인도 성큼 뛴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10.20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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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능력·근력 향상 지원
무거운 짐 손쉽게 옮겨
업무 효율 제고·부상 예방

물류·제조 등 수요 증가
2026년 글로벌 시장규모
5조6000억원 웃돌 듯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 힙’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 힙’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대로 걷기 힘든 장애인이나 기력이 없는 노인도 축구선수처럼 빠르게 뛸 수 있을까?

공상과학(SF)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불가능해 보이지만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SF 영화 속 장면들을 현실세계로 이끌고 있다.

 

■포드, 자동차 생산라인에 도입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은 말 그대로 옷처럼 입을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사람의 팔이나 다리,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착용해 운동능력과 근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면 하체에 장애를 지닌 사람도 일반인처럼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또한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은 무거운 물건을 손쉽게 옮기는 게 가능해진다. 이에 제조업 공장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하면 업무요율을 향상시키고, 작업자들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1960년대 미국에서 군사용도로 첫 선을 보였다. 군용장비나 무기 등을 옮길 때 단순한 기능을 지닌 웨어러블 로봇을 사용했다.

이후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연구개발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최근에는 물류와 제조, 건설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노동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추세에 따라 그 쓰임새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산업분야로 자동차 제조업을 들 수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2017년 5월, 자동차 조립 생산라인에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했다. 포드의 작업자들은 외골격 로봇업체 엑소 바이오닉스의 웨어러블 로봇인 ‘엑소베스트(Exovest)’를 입고 자동차를 조립한다. 엑소베스트는 최대 약 7kg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 작업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아우디 역시 2015년 스위스 스타트업인 누니의 웨어러블 로봇 ‘체어리스 체어(Chairless Chair)’의 현장 시험을 완료했다. 생산라인에 투입된 작업자는 이 로봇을 활용해 마치 의자에 앉아있는 것처럼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

 

현대차, 상향작업 근로자 보조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9월 생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자체 개발했다.

벡스는 조끼형 외골격 착용 로봇으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작업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벡스는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해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중량도 2.5kg에 불과해 근로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또한 벡스는 내장된 관절 구조와 여러 개의 스프링이 신체의 움직임과 동역학적으로 결합돼 최대 5.5kgf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kgf(킬로그램중 또는 킬로그램포스)는 지구의 표준중력가속도에서 1kg의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갖는 힘이다. 보통 성인의 경우 벡스를 입고 3kg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를 거의 느껴지 않는다.

현대차·기아차가 2018년 10월 개발한 ‘첵스(CEX)’도 지난해 양산에 들어갔다.

현대차·기아차의 첫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첵스는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로봇으로, 1.6kg의 경량형임에도 150kg의 체중까지 지탱할 수 있다. 또한 허리와 허벅지, 무릎 벨트를 활용해 착용이 간편하고 사용자의 신장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아울러 앉을 때 각도를 85도와 70도, 55도 등 3가지로 설정하는 게 가능해 자세에 따라 원하는 높이를 맞출 수 있다. 이에 첵스를 사용하면 허리 및 하반신 근육의 활성도가 약 40% 줄어들어 작업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현대차·기아차의 로보틱스팀이 개발한 착용로봇. VEX는 상반신을 보조하고, CEX는 하반신을 지지한다. [사진=현대차·기아차]
현대차·기아차의 로보틱스팀이 개발한 착용로봇. VEX는 상반신을 보조하고, CEX는 하반신을 지지한다. [사진=현대차·기아차]

삼성전자, ‘ISO 13482’ 인증

웨어러블 로봇은 산업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신경 및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재활과 치료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아울러 근력약화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노인과 노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보행을 돕은 웨어러블 보조로봇 ‘젬스힙(GEMS Hip)’에 대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으로부터 국제표준 ‘ISO 13482’ 인증을 받았다.

‘ISO 13482’는 이동형 도우미 로봇과 신체 보조 로봇, 탑승용 로봇 등 3가지 개인용 서비스 로봇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2014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정한 국제 표준이다. 국내 기업이 ‘ISO 13482’ 인증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젬스힙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로봇은 로보틱스(robotics) 기술을 기반으로 보행과 운동 기능을 증진시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특히 젬스힙은 고관절에 착용하는 신체보조 로봇으로 걸을 때 24% 정도의 힘을 보조해 보행 속도를 14% 높여준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12월, 산업현장이나 상업, 물류공간에서 사용자의 허리근력을 보조하는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을 선보였다. 같은 해 8월에는 하체근력 지원용 로봇을 공개한 바 있다.

‘클로이 수트봇’의 작동방식은 이렇다. 먼저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서 로봇이 준비상태에 들어간다.

이후 사용자가 허리를 펼 때 로봇이 사용자 허리에 가해지는 힘을 보조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반복되는 작업에서 사용자의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LG전자가 개발한 허리근력 보조용 로봇 ‘클로이 수트봇’. [사진=LG전자]
LG전자가 개발한 허리근력 보조용 로봇 ‘클로이 수트봇’. [사진=LG전자]

옷이 근육 되는 소프트 로봇 등장

웨어러블 로봇의 수요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시장분석 및 전망 2017~2026’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시장 규모는 2017년 1547억원에서 2026년 5조60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지난 3월 내놓은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동향과 산업전망’ 보고서도 향후 시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KEIT는 보고서에서 웨어러블 로봇시장의 성장세를 산업과 일상생활, 재활·의료 등 3개 분야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우선 제조·건설분야를 중심으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같은 수요 증가는 궁극적으로 다른 분야로의 기술 보급 및 확장, 나아가 근로자 작업지원용 웨어러블 로봇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 작업지원용 웨어러블 로봇의 단순화와 경량화, 저가화, 보조부위 확대 등 관련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재활치료와 군사, 스포츠, 레저 분야 등으로 웨어러블 로봇이 활성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산업현장 및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기 적합한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이런 방향으로의 기술개발이 앞으로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는 작업복처럼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보조할 수 있는, 옷 자체가 근육이 되는 혁신적인 형태의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석 KEIT 로봇PD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정성과 안전성, 신뢰성이 높은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개발하고 이를 사전에 검증·분석해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웨어러블 로봇 실증센터를 구축하고, 국가가 나서서 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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