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탄소중립은 과감하게, 탄소세 도입은 신중하게
[기자수첩]탄소중립은 과감하게, 탄소세 도입은 신중하게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0.12.08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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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을 외치며 생태계 전환을 위해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기금의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신규 수입원을 발굴하거나 기존 재원을 재배분하는 것을 병행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탄소세’를 징수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신규 세금을 걷겠다는 말은 석유·석탄 등 기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일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그는 “탄소세는 환경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소득분배, 물가, 산업 경쟁력 등 미치는 영향이 다각적으로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탄소세 도입 여부와 경유세 인상 여부에 대해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탄소세가 부과된다면 기업들의 부담을 커질 수 밖에 없다.

탄소세 도입으로 세 부담이 커질 업종으로는 탄소배출이 많은 석유와 철강업계가 대표적이다.

특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은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기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조 산업의 비중이 한국(28.4%)의 경우 유럽(16.4%)과 미국(11%)에 비해 높다. 석탄 발전 비중도 40.4%(2019년)에 이른다.

특히 탈석탄, 탈석유 기조가 강화되면 전력공급에 있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더욱 빠르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유 가격이나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화물·운송업자, 자영업자도 부담이 늘어나고 일자리 감소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탄소세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석유, 석탄 등 각종 화석에너지에 함유된 탄소량에 기초해 부과하는 세금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내재화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함과 동시에 경제적 효율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0년 핀란드를 시작으로 1991년 스웨덴, 노르웨이, 1992년 덴마크가 도입한 이래 현재 독일, 스위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영국 등 12개국 이상이 탄소세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탄소세 도입국가들은 가정용, 건물용, 수송용 연료에 높은 탄소세율을 적용하는 반면, 산업부문에 대해서는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각 국가별 산업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종류의 조세특례 조치를 마련・운영하고 있다.

탄소세로부터 거둬들인 세수입을 사회보장기금 부담, 소득세 법인세 경감 등에 재활용하기도 하고, 저소득층이 탄소세 부과에 따른 파급효과를 더 많이 부담하게 되는 역진적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에너지 빈곤층 지원과 소득 보조 등에 탄소세 수입을 활용하기도 한다.

탄소제로, 탄소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그 길을 함께 걸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경제 위협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재원 마련 및 활용 방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도 고려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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