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7일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2020 데이터 진흥주간' 행사가 열렸다. 4일간 온라인으로 다양한 컨퍼런스와 데이터댐 및 데이터산업 성과보고회 등이 열렸다.
4일이나 진행된 컨퍼런스 등의 모든 세션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참여하는 세션마다 내실이 탄탄해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연구자 및 기업 대표, 업무 담당자들의 지식과 고민, 연구 수준이 생각보다 넓고 깊다고 느꼈고, 주제별로 진행된 패널토의는 진지하면서도 치열했다. 성과보고회에서 발표된 유즈케이스들은 아직은 미성숙했지만, 미래 서비스를 기대하게 했다. 기사 작성에도 두고 두고 참고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 운영측에 별도 영상 공유를 요청하기도 했다.
7월에 발표한 한국형 디지털 뉴딜 정책의 핵심에 자리한 '데이터 댐'은 분야별 빅데이터 플랫폼을 3배 확대하고, 공공데이터 14만2000개 및 AI 학습용 데이터 1300종 및 5G 전국망 구축 등을 통해 데이터를 물처럼 흐르게 해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겠다는 정부의 대표 과제다. 2022년까지 8조5000억원, 2025년까지 18조1000억원을 들여 일자리 38만9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저 재정 중에 얼마만큼이 실제로, 또 얼마나 '뉴딜'을 성사시킬지 한편으로 회의감이 든 것이 사실이다. 기업 연구개발 명목으로 데이터 거래, 분석, 활용을 앞세운 좀비기업 연명에 들어가는 등 많은 부분 눈먼 돈으로 새어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진흥주간 행사에 참여하고 나서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혹 정책에 미진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업계 전문가들의 국내 데이터 산업에 대한 고민이, 노력이 이토록 치열하다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과 중국이 이미 안정적인 데이터 거래소 운영기에 접어든 것과 달리, 국내에는 이렇다 할 만한 데이터 거래소가 구축되지 않았고, 표준화조차 이뤄내지 못했다.
하지만 늦었다고 앞서지 못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 역사가 보여주듯이 말이다. 2021년에는 국내 데이터산업 진흥의 여명이 모두에게 비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