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투자 한곳에 편중…‘생산-저장·운송-활용’ 하나로
수소 투자 한곳에 편중…‘생산-저장·운송-활용’ 하나로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1.01.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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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R&D 52% 활용 분야 편중
생산·인프라 22.9%, 12.9% 불과

수소경제 활력 ‘기술고도화’ 필수
생산 단계별 기반확충 방안 요구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이 절실해 보인다. [사진=현대자동차]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이 절실해 보인다. [사진=현대자동차]

■2021년 수소경제 전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다

친환경 에너지,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소리없는 총성이 시작됐다.

하지만 수소경제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해 보인다. 국내 수소 산업 투자가 활용 분야에 지나치게 쏠려 있고, 기술력 역시 선도국에 비해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또한 높은 수소차 보급량에 비해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가 일본의 1/3에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수소경제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산업과 시장을 의미한다. 수소경제의 밸류체인은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으로 구성된다. 수소는 활용 과정에서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화석연료 대비 효율이 높아 미래 청정에너지로 손꼽히고 있다.

수소경제 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 수소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4억대의 승용차와 2000만대의 상용차가 활용될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20%에 해당한다. 또한 시장 규모는 2조5000억달러(약 2940조원)에 이르고 300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에서도 70조원의 시장 규모와 60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또한 연간 CO2 감축 목표의 약 20%가 수소 활용을 통해 감축돼 기후변화 대응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천기술·인프라 확보 주력

주요국은 수소 생산기술 개발, 해외 수입 등을 통한 수소 확보와 충전소,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EU는 친환경 수소생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 개발에 집중해 2030년까지 20~40GW 규모의 물분해 발전주 시스템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수소운송 파이프라인을 현재 1600㎞에서 6800㎞까지 확대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호주, 브루나이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수입하는 국제 수소수입망을 구축해 충분한 수소를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수소충전소를 현재 112개에서 900개로 확대하고 가정용 연료전지발전기도 10만대 수준에서 530만대까지 확대하여 본격적인 수소 경제 시장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풍력 발전 기반 수소생산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Wind2H2 프로젝트),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건설에 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충전소 설치비를 최대 90% 지원하고 있다.

수소 경제 후발주자인 중국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4대 권역(베이징, 상하이, 광동성, 대련)을 조성하고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활용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설치 등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소차 공급이 활발하다. [사진=현대자동차]
국내 기업들의 수소차 공급이 활발하다. [사진=현대자동차]

■국내 기업, 투자·고용 늘려

국내 기업 가운데 수소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분야에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해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향후 기차,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도 수소연료전지를 확대 적용하고 발전용 시장에도 진출한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론칭하고 2030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SK는 최근 SK이노베이션, SK E&S 등의 전문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특히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t 규모의 ‘블루 수소’를 추가로 생산한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사업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오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수소사업의 매출을 30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2030년에는 블루수소를 50만t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분해 방식의 그린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정부, 수소차 보급에 중점

한국 또한 수소경제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2019년 1월), 수소 R&D 로드맵(2019년 10월)을 수립하고, 수소경제법 제정(2020년 2월)을 통해 수소전문기업 육성, 수소 확보를 위한 해외 프로젝트 발굴 등에 나서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차량부문 목표는 △2040년까지 수소차 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 등 총 620만대 생산 △수소충전소 2022년 310개, 2040년 1200개 보급 △수소 대중교통 확대를 위해 2040년까지 수소택시 8만대, 수소버스 4만대, 수소트럭 3만대 보급이다.

연료전지부문 목표는 △2040년까지 발전용 연료전지 내수 8GW, 수출 7GW 등 총 15GW 생산 △2040년까지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2.1GW 보급이다.

또한 수소 공급은 2018년 13만t에서 2040년 526만t으로 대폭 늘리고 수소가격은 2040년까지 kg당 3000원 이하로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는 수소차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지목받는 충전소 설치에는 속도감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는 2020년 정부 목표가 167기였으나 현재 43기만 가동하고 있다. 수소차 운전자 수요가 많은 도심의 입지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고, 주민 반대 민원 등에 발목이 잡혀 설치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충전이 불편한 도시 외곽 공공 부지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수요·공급 불일치가 심각한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수소차 보급확산을 위해선 충전인프라 구축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국유지와 그린벨트를 적극 이용해 올해 중 수소충전소 부지 200여곳을 발굴하기로 했다. 상반기 내에 총 110기 이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충전소 인프라에 대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구성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수소에너지의 활용방안은 생산, 유통, 저장 및 이용·활용의 전주기(Life-Cycle)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 전주기에 걸쳐 그 접점을 갖는 전·후방 산업들과도 시스템적으로 연계시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은 특정 분야에 다소 국한되어 있는 한계가 있다.

허선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상용 수소차를 생산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기술력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와 관련된 산업의 보급 확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관련 산업 생태계의 미성숙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수소의 생산 단계별 기반확충 방안 마련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기술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동시에 수요산업 확충방안을 마련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반 과정을 거쳐 수소연료전지차, 연료전지 등 활용 단계까지 이르는 수소산업 전주기에 대한 생산단계별 기반확충과 기술경쟁력을 제고해 본격적인 산업생태계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지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수소 경제 현황과 과제’ 검토 보고서를 통해 수소경제 구축의 목표 중 하나가 에너지 자립에 있는 만큼 자체적인 수소 생산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초기 단계인 수소 경제 구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정부 연구개발 역시 최근 5년간 52%가 수소 활용 분야에 편중되고 있다. 수소 생산과 인프라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각각 22.9%와 12.9%에 불과하다.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수소 활용 분야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수소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수소 생산, 인프라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수소충전소 확충과 더불어 공공부문의 수소차 구입을 늘려 초기 시장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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