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6:55 (목)
제조 혁신의 시작 ‘리쇼어링’ 대처 방안은
제조 혁신의 시작 ‘리쇼어링’ 대처 방안은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1.02.14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제조 혁신 정도에 비해 성과 미흡
제조 선진국 유턴 기업 보조금 적극적

기술 수준 높을수록 일자리 창출 효과
ICT 활용 기업 제조공정 혁신 지원 필요

리쇼어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와 실업사태에 직면한 많은 국가에서 국내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된 바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서 내놓은 ‘4차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기술혁신과 리쇼어링’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혁신 정도에 비해 리쇼어링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4차산업혁명 기술 확산과 함께 산업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단어가 ‘리쇼어링(reshoring)’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고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겼다가, 해당 국가에서도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 문제에 직면하면서 다시 본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진출 국내복귀기업(U턴 기업) 지원제도’라는 명칭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국가 리쇼어링 현황

제조 강국들로 불리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은 인건비가 싼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시켰던 오프쇼어링을 축소하는 반면 해외로 진출한 제조업 기능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 확대가 활발하다.

미국의 경우 2010년 리쇼어링을 결정한 기업이 95개에 불과했으나, 2018년 886개로 대폭 확대된 바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정부는 리쇼어링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3월 25일 2조달러(2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중 6000만달러(720억원)가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로 할당됐다.

유럽의 경우 중국에 진출했던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리쇼어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 사이 이뤄진 총 253건의 리쇼어링 중 제조업은 218건으로 전체 리쇼어링의 86.2%를 차지했다. 이어 정보통신 12건, 금융보험이 9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이 리쇼어링한 경우는 총 76건으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일본도 자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본 기업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6~2018년까지 총 7633개사의 해외 진출기업이 일본으로 복귀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연 470개 기업 정도가 리쇼어링을 결정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600~700개사로 확대됐고 중국 진출 기업들의 리쇼어링이 활발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긴급경제대책 예산액인 총 117조엔 가운데 2200억엔(2조3000억원)에 달하는 긴급재정자금을 자국 복귀 기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과감한 보조금 지원책을 마련했다.

아울러 자국복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보조율에 차등을 둬 중국에 있는 생산거점을 본국으로 이전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대기업의 경우 1/2, 중소기업의 경우 2/3를 보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리쇼어링 성과는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유턴기업 수를 살펴보면 2017년 4개사에서 2019년 16개사로 4배 증가했으나, 2019년 이후 뚜렷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무역협회는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자동차, 쥬얼리 등에서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가 나타나고 있으나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상반기 중 ‘협력형 유턴’ 시행

지난해 12월 말 정부도 국내 유턴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특히 ‘협력형 유턴’ 활성화 조치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해외로 나갔던 수요·공급기업이 함께 국내로 돌아오는 ‘협력형 유턴’에 대해 해외사업장을 10%만 축소해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협력형 유턴에 대해 해외사업장 축소요건을 25%에서 10%로 완화하고, 보조금 지원 비율을 5%p 상향하는 조치를 올해 상반기 내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유턴지원 대상에 지식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이 추가됐고, 해외사업장 축소 요건 기준이 다양해졌다.

또한 유턴 보조금이 신설되고 지원 한도(100억원→300억원)와 지원 비율(10%p)이 상향됐으며, 증설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과 해외사업장 최소 감축 요건(50%)은 폐지됐다.

 

■제조 기술혁신이 리쇼어링 촉진

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리쇼어링이 활발하게 일어난 미국, 독일, 일본 등은 공통적으로 기술 혁신 관련 지표에서 상위 30위 이내에 속해있는 선진 제조 강국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세계 순위 기준 일본 5위, 독일 7위, 미국 9위였고 전체 특허 대비 고위기술의 비중도 일본 4위, 미국 5위, 독일 21위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제조 기술혁신이 리쇼어링을 촉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기업의 기술수준이 높을수록 리쇼어링으로 인한 자국 일자리 창출효과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9년 간 미국에서 리쇼어링으로 창출된 전체 일자리 중 고위·중고위 기술군 일자리는 67%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R&D 비중은 세계 2위, 고위기술 제조 수출 비중은 6위, 고위기술 특허 비중은 3위, 정보통신(ICT)산업 발전지수는 2위로 제조업 혁신 정도가 주요국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리쇼어링 기업 수는 2019년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해외 생산기지에서 최종재 생산을 위한 중간재 수출도 2011년 이후 큰 폭으로 확대되는 등 리쇼어링 성과가 주요국에 비해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보고서는 제조 혁신이 리쇼어링의 밑거름이 될수 있도록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유턴 기업들에 대한 세금감면, 고용보조금 지원 외에도 ICT 기술을 활용한 기업의 제조공정 혁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강내영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성공적인 제조공정 스마트화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제조업 생태계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패러다임 전환도 수반돼야 한다”며 “이 외에도 정부 및 기업 차원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 및 고급인력 양성, 그리고 산·학·연 합동을 통한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지원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3-28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